농기계 임차료 오르나…혼란 우려

입력 : 2019-04-15 00:00
농기계 임대료를 정해진 기준에 맞게 받도록 강제하는 ‘농업기계화촉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사진은 지역의 한 농기계임대사업소.

농식품부, ‘최저 임대료’ 기준 입법 예고

일부 지역 임대사업소, 임대료 안 받아 예산당국 지적

농기계 가격별 임대 요율 명시 2020년 1월부터 요금 변동 예정

농가 반발 예상…보완책 절실



농기계 임대료를 현실화하는 쪽으로 관련 법률 시행규칙 개정이 추진돼, 임대료 변화에 따른 농업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개정안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농기계 임대료가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를 수 있어서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각 지역 농기계임대사업소에 임대료 기준을 제시해뒀지만, 임대사업소들은 이를 지역의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농가 부담을 줄여주고자 기준보다 낮은 가격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반드시 기준에 맞게 임대료를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업기계화촉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25일까지 의견을 받는 중이다. 개정안은 임대사업소가 기계별로 최소한 받아야 하는 임대료 기준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임대사업소가 보유한 기계의 구입가격에 0.5~1.5%의 요율을 곱해 임대료(1일 기준)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세부적으로 100만원 미만의 농기계는 농기계가격의 1.5%, 1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1.2%,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은 1%,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은 0.7%, 5000만원 이상은 0.5%의 임대 요율을 적용한다. 다만 임대료에서 ±10%는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6월25일부터, 임대료 변동은 2020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의 임대사업소가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해 예산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며 “이런 관행을 개선하고자 임대료 부과기준을 시행규칙에 명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업현장에서는 시행규칙 개정이 농민들의 반발과 농기계 임대차 과정에서의 큰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당장 농기계를 빌릴 때 농민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 2배 이상 오르는 게 문제다. 지역 임대사업소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상당수 임대사업소는 0.2~1% 요율을 적용한다.

A시의 경우 ‘경운기+땅속작물수확기(구입가격 500만원)’에 0.5% 요율을 적용해 하루 2만5000원의 임대료를 받았는데, 개정안대로 1% 요율을 적용하면 임대료가 5만원으로 오른다. B시도 농업용 굴착기(구입가격 3000만원)에 0.2%의 요율을 곱해 6만원을 받고 있지만, 시행규칙 개정 후엔 임대료가 21만원으로 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대사업소의 농기계 교관은 “당장 임차료를 몇만원씩 더 내야 하니 농민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임대사업소 입장에선 비용을 올리기도 뭣하고 가만히 있자니 규정을 어기는 게 돼 혼란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농기계업계의 한 전문가도 “농민들의 큰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임대료를 올릴 지방자치단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농민과 농기계 임대사업소 모두를 범법자로 만드는 시행규칙 조항을 무리하게 넣으려는 취지를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지역의 농기계 교관은 “임대료를 전혀 안 받는 임대사업소가 문제라면 그 부분만 해결하면 될 것”이라면서 “제도 변경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등 농민과 농기계 임대사업소 모두 윈윈(Win-Win)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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