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음식물 유기질비료화 놓고 찬반 ‘팽팽’

입력 : 2019-03-15 00:00

“저렴하고 양분 우수” VS “가축분뇨 활용 방해”

정부, 원료로서 검증은 완료 불법유통 실태 파악하고

농민들 의견수렴 거친 뒤 활용방안 최종 결정


남은 음식물을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음식물 처리업계와 축산분뇨 자원화업계간 입장 차이가 팽팽하다.

수도권의 남은 음식물 처리업체들은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 빌딩에서 남은 음식물 건조박을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남은 음식물이 유기질비료 원료인 피마자박 등을 대체할 수 있어 활용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은 음식물 활용을 위해 행정예고까지 끝낸 ‘비료공정규격’의 고시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축산분뇨 자원화업체들은 남은 음식물을 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축분퇴비의 활용도를 떨어뜨린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둘러싼 쟁점을 짚어봤다.



◆“남은 음식물은 유익한 자원” 목소리 커=남은 음식물 처리업체들은 음식물 건조물의 비료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남은 음식물은 양분함유율이 질소 4%, 인산 2%, 칼리 0.8%, 유기물 80%로 대두박이나 채종박과 비교해 효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원료 조달가격은 1㎏당 60원꼴로 대두박의 9분의 1에 불과하고, 값이 싼 피마자박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염분농도는 1~2%로 염류집적 문제도 사실상 없다는 주장이다.

경기 화성에 있는 한 음식물 처리업체 관계자는 “남은 음식물은 사람이 먹다 남긴 부산물로, 어떤 원자재보다 안전하고 양분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은 음식물을 유기질비료 원료로 활용하면 수입 대체효과가 큰 데다 농민들의 생산비 절감도 가능한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산분뇨 자원화에 역행=남은 음식물의 유기질비료 원료 사용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가축분유기질비료협동조합이 대표적이다. 이 조합 관계자는 “남은 음식물의 경우 발효가 아니라 단순 건조시킨 것으로, 이를 투입하면 발효과정에서의 작물피해는 물론 토양에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은 음식물은 원료 조달과정에서 폐기물 처리비를 받기 때문에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돼 축산분뇨의 자원화를 막을 뿐 아니라 차후 분뇨 수거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홍채 가축분유기질비료조합 이사장은 “남은 음식물의 유기질비료 원료 활용이 가축분뇨 활용과 자원화를 막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정부=농촌진흥청은 지난해 8월부터 남은 음식물의 유기질비료 활용 여부를 본격 검토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비료공정규격심의위원회를 열고 남은 음식물의 혼합유기질비료 원료 사용을 공식화했다. 이어 11월에는 혼합유기질비료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비료공정규격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올해 들어서는 농림축산식품부·농진청·환경부 등 유관기관끼리 협의를 거쳐 남은 음식물이 검증된 원료임을 확인한 바 있다. 다만 기존에 남은 음식물의 일부가 불법유통되고, 관련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의 입장을 파악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이창호 농식품부 사무관은 “남은 음식물 불법유통 실태를 파악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농민들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친 뒤 유기질비료 원료 활용방안을 최종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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