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신을 만나다] 토착미생물 활용해 축산 악취 ‘뚝’

입력 : 2018-12-07 00:00
25년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연구하는 김태일 연구사는 ‘축산분뇨 악취저감 미생물제제’ 개발 등 미생물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의 신을 만나다 (9)김태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

미생물제 개발…가축에 급여 악취 유발물질 배설되지 않아 친환경기술로 현장서 호평

송아지 면역력 강화 기술 개발 미생물로 체내 유효물질 발현 염증·고혈압 수치도 낮춰

 

2억791만원. 이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2000년에 개발해 특허받은 ‘축산분뇨 악취저감 미생물제제’에 대한 기술사용료(2001~2015년)다. 국가에서 개발한 기술이 그만큼 시장에서 잘 팔렸다는 의미다. 이 제제를 개발한 주인공은 올해로 25년째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연구 중인 김태일 연구사다. 그는 미생물 연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김 연구사는 축산환경과에 근무하던 2005년 당시 시행 예정이던 악취방지법에 대응하고자 이 기술을 개발했다. 김 연구사는 미생물을 가축에 급여하면 가축 장기에서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이 배설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여러 악취물질 가운데서도 악취강도가 높은 ‘저급 지방산’의 생성을 막는 데 효과가 좋은 토착미생물 선발에 성공했다.

김 연구사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 축산 악취를 제어하는 기술이 전혀 없었다”며 “그런 때 친환경제제인 미생물을 활용해 악취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으니 현장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축산환경과에서 한우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김 연구사는 이어서 송아지의 면역력을 높이는 연구에 파고들었다. 송아지는 보통 생후 4주 전후께 면역체계가 깨지는데, 이때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설사 발생률이 66.2%로 높아진다.

김 연구사는 송아지의 면역력을 높이는 요인을 살펴보다가 송아지 체내에 이미 면역물질(사이토카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발현시킬 방법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

김 연구사는 “사이토카인이 빨리 발현되면 열악한 환경에서도 송아지의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활용한 수단 역시 미생물이었다. 사이토카인은 글루코사민이라는 물질이 송아지 체내에 많으면 생기기에 글루코사민을 확보하는 데 미생물을 이용한 것이다.

먼저 김 연구사는 글루코사민이 키틴에서 분해된다는 데 착안했다. 키틴을 먹인 송아지 분변을 분석해 키틴을 분해하는 데 효과적인 미생물 4종을 분리·선발, 2009년 특허를 받았다.

이어 2014년에는 이 미생물이 실제 송아지의 면역력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미생물과 키틴 등 배양물을 조합해 만든 ‘신바이오틱제제’를 송아지에 급여한 것이다.

“미생물이 살아 있는 상태로 송아지 체내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배양물을 함께 조합한 겁니다. 이를 투여한 송아지의 혈액 속 농도 변화를 살펴본 것이고요.”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이 제제를 급여한 송아지는 미급여 송아지에 비해 염증·고혈압 수치가 확연히 낮았다. 또 신경성 질병의 지표로 삼는 일산화질소의 혈중농도가 39% 감소하고 스트레스의 지표인 코르티솔의 농도 역시 80% 개선됐다. 이 기술은 상용화를 위해 산업체로 이전돼, 현재 추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김 연구사는 이와 별도로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2017년엔 이 미생물이 효과를 내는 원리를 구명해 국제학술지 <바이오연료를 위한 생명기술>에 게재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은 한번 개발됐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해나가야 의미가 커진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앞으로 축산분야 미생물 연구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미생물은 가축의 소화율을 높이고 분변의 악취 제거와 양질의 퇴비 생산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며 “농진청 축산과학원에 미생물 관련 과가 개설된다면 더 효율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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