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S 전면 시행 전 중간점검 해보니 (1)다년생 작물 적용

입력 : 2018-05-16 00:00 수정 : 2018-05-17 13:25
최근 인삼에 적용되는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기준이 일부 완화됐지만, 토양에 잔류한 농약이 인삼에 유입되는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충남의 한 인삼농가가 병충해 방제를 하고 있다. 농민신문DB

 

다년생 작물, 다른 작물에 썼던 농약 유입 우려…토양 모니터링 필요

 

인삼업계 “연작 불가능한 재배 특성 반영한 대책 절실” 인삼 경작신고 의무화도

건고추·참깨 등 건조 농산물 제도 시행 이전 살포한 미등록 농약 검출 우려

식약처 “공감…대책 검토중”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의 전면 시행이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PLS가 시행되는 2019년 1월1일부터는 해당 작물용으로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한방울이라도 검출되면 농산물 출하를 못한다. 농업계에선 이 제도를 두고 우려의 시선이 가득하다. 먹거리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영세·고령농이 많은 농업계엔 새로운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다년생 작물 적용 문제, 소면적작물용 농약 등록, 수입 식품에 대한 PLS 적용에 대한 보완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농가의 우려와 정부 대응 상황을 짚어본다.



인삼과 같은 다년생 작물이나 건조 농산물 등에 대한 PLS 적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삼에 적용되는 PLS 기준이 일부 완화됐지만 다른 작물에 사용한 농약이 인삼에 혼입될 가능성과 여러 해에 걸쳐 유통되는 농산물에 대한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인삼협회와 업계는 인삼에 적용되는 PLS 기준 중 농약 성분인 ‘엔도설판’에 대한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한숨을 돌리면서도 향후 대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월 PLS 주무부서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부터 수확되는 인삼에서 엔도설판이 검출돼도 이를 2021년까지 유예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엔도설판은 독성이 강해 2011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됐지만, 반감기가 4~5년 이상이어서 토양 잔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식약처는 인삼을 포함한 근채류에 대해 엔도설판의 검출을 1㎏당 0.1㎎까지 허용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는 인삼의 재배 특성을 반영한 정밀한 토양 모니터링 등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인삼협회의 한 관계자는 “인삼은 재배 특성상 최소 3~4년씩 재배를 하는데다 연작할 수 없어 밭을 계속 옮겨 다녀야 한다”며 “엔도설판뿐 아니라 다른 밭작물에서 사용한 농약이 인삼에 유입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삼의 재배 특성상 이들 농약 성분이 비에 씻겨 내려가는 비율도 낮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농진청이 2014~2016년 인삼 재배지를 표본 추출해 모니터링한 결과 엔도설판이 검출된 토양이 전체 표본의 8.7%에 달했다.

국내 주요 인삼 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2017년 토양살충제(DDT) 문제로 양계농가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인삼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삼에서 어떤 농약 성분이 어느 정도 검출될지 파악된 모니터링 자료가 없고, 정밀한 성분검사를 하려면 장비 구매에만 5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업체들이 막연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PLS와 연계해 누가 어느 땅에서 얼마나 재배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인삼 경작신고 의무화 등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건조 농산물처럼 여러 해에 걸쳐 유통되는 작물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건고추·참깨·들깨·산채류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이규승 충남대학교 명예교수는 “건고추는 2~3년에 걸쳐 유통되기 때문에 제도 시행 전에 살포한 미등록 농약 검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 작물은 농가의 재배 규모가 작은 데다 대변할 단체도 마땅히 없어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해 식약처는 여전히 대책을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김진숙 식약처 유해물질기준과 연구관은 “건고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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