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조사료 생산확대…“실효성 낮아”

입력 : 2017-12-06 00:00

농진청, 쌀 생산조정제 연계 식량산업 발전계획 발표

밭작물·조사료 생산단지 2021년까지 1000곳 조성

‘쌀보리+콩’ ‘밀+가을배추’ 등 작부체계 모형 28개 보급도

상당수 기존 정책 연장선 그쳐 예산 투입 계획도 없어

전용 농기계 임대 늘리고 새로운 수요처 발굴 필요



2018년 시행되는 쌀 생산조정제를 앞두고 최근 농촌진흥청이 밭작물 보급확대 방안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으로 농가·가공업체 협의체 구성, 밭작물 기계 선도경영체 육성 등이 포함됐는데 상당수가 기존 정책과 겹치고 구체적인 예산 투입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서다.



◆ 밭작물 보급 확대 내용은=1일 농진청은 쌀 생산조정제와 연계한 ‘식량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쌀 수급안정 정책지원 ▲밭농업 기계화율 및 식량자급률 향상 ▲안전농산물 생산기반 구축 등 3대 과제와 10개의 세부과제를 통해 쌀 생산조정제를 뒷받침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2018~2019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쌀 생산조정제가 끝난 뒤에도 밭작물 재배면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쌀 수급안정 지원의 핵심은 ‘밭작물·조사료 생산단지’를 매년 250곳(밭작물 150곳, 조사료 100곳)씩 늘려 2021년 말까지 1000곳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경축농가와 연계한 실증시범단지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고소득 밭작물 작부체계 모형 28개를 중점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역에 따라 ‘쌀보리+콩’ ‘밀+가을배추’ ‘청보리+노지고추’ 등 식량·사료작물과 채소를 조합한 모형을 제시해 농가소득 증대를 이끈다는 것이다. 이 모형들을 도입하면 벼만 재배했을 때보다 농가소득이 1.5~3배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밭농업 기계화율 및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해선 2022년까지 ‘밭작물 기계화 선도경영체’를 300곳으로 늘린다. 7~8농가가 참여하는 경영체를 꾸려 30㏊(9만평) 이상 면적에서 밭작물의 파종·아주심기(정식)·수확을 기계로 해결하도록 기술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이들 경영체와 식품업체, 시·군농업기술센터가 참여하는 ‘주산지협의체’를 구성해 계약재배를 통한 판로 확보를 도모할 방침이다.



◆ 현장 반응은=현장에서는 이번 계획을 두고 밭작물 재배확대를 위한 큰 틀은 마련됐지만, 세부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단 이번에 제시된 대책의 상당수가 기존에 시행 중인 정책의 연장선에 그친다. 대책 중 하나인 밭작물·조사료 생산단지 조성은 이미 농진청이 시행 중인 밭작물 신기술 실증시범단지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밭작물 기계화 선도경영체 육성도 새롭게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진행 중인 들녘별공동체사업에 밭작물 기술의 지원을 강화해 작목 전환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학계나 농가에서는 밭작물용 기계의 임대를 늘리거나, 밭작물의 수요처를 늘리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밭작물 이모작을 도입한 경기지역의 한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벼에서 밭작물로 전환하면 트랙터 외에는 기계를 모두 새로 구입해야 하는데, 경영체를 꾸려도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역의 농기계임대사업소에 밭작물 기계수를 늘려, 전환 초기 1~2년은 비용 걱정 없이 농사를 짓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판로는 더 큰 과제다. 이순석 엘케이경영연구원장은 “일례로 벼 대신 고추나 시금치 재배가 늘면 주산지 가격이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 “새로운 수요처 발굴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벼에서 밭작물로 전환한 강원지역의 한 농민은 “농가와 식품업체가 참여하는 상생협력협의회가 일부 운영되고 있지만, 가격 조율에 실패해 참여기업과 농가들이 이탈한 사례가 있다”면서 “협의체 구성을 넘어 내부적으로 거래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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