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6차산업화 현장을 가다] “아버지 농사 노하우에 브랜드 더하니 ‘대박’”

입력 : 2017-10-27 00:00 수정 : 2018-03-02 14:43
원승현 그래도팜 대표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팸플릿을 소개하고
있다.

농업 6차산업화 현장을 가다(8)원승현 그래도팜 대표

서울서 디자인분야 종사하다 2015년 고향 영월로 귀농

유기농 재배 토마토에 ‘맛이 기똥차다’는 의미로

‘기토’라는 브랜드 붙여 호응 연간 5㎏들이 6천상자 직거래

“팜파티로 소비자와 소통”
 


몸은 고되고, 돈은 안되는 유기농 재배를 한다고 남들이 수군댔다. ‘그래도’ 아버지는 30년 동안 유기농만을 고집했다. 분명 일반 농산물보다 맛있고, 농사짓는 사람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 믿음은 15년 전부터 시작한 대추방울토마토 농사에서 결실을 맺었다. 소비자들로부터 ‘맛이 기똥찬 토마토’라는 평가가 나왔다.

강원 영월에서 원승현 대표(35)가 아버지 원건희씨(60)의 뜻을 이어받아 일구는 토마토농장 ‘그래도팜’의 이야기다.

서울에 있을 때 상품 디자인분야에서 일한 원 대표는 2015년 고향인 영월로 귀농했다. 아버지의 유기농 토마토 맛에, 자신의 디자인 실력을 결합하면 경쟁력 있는 상품 하나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원 대표는 본인의 직함을 ‘브랜드파머’라고 소개한다.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상품을 기획한다는 뜻이다. 어렵게 이어온 유기농 재배를 앞으로도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걸었다. 한편으론 유기농법을 배우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맛없는 농산물을 가공하고 브랜딩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경쟁력은 1차 농산물의 맛에서 나옵니다. 소비자들은 한번 맛보고 아니다 싶으면 돌아서거든요.”

그래도팜이 30년간 지켜온 농사의 핵심은 퇴비에 있다. 참나무 껍질과 무항생제 계분, 미생물을 골고루 섞어 5개월 이상 발효시킨 퇴비를 봄 재배를 시작하기 전에 넉넉하게 준다. 땅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버지 원씨는 “발효 퇴비로 양분의 균형을 맞춰주면 유기농 재배를 해도 보기 좋으면서 맛도 뛰어난 농산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귀에 쏙 박힐 토마토 이름이 없을까 고민하던 원 대표는 <기토>라는 이름을 택했다. 직거래를 통해 토마토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맛이 기똥차다’ ‘식감이 기막히다’고 반응한 데서 착안했다. <기토>의 재배과정과 매력을 담은 팸플릿을 만들어 농산물과 함께 배송하고, 홈페이지까지 구축하자 어엿한 브랜드가 됐다. 입에 착 붙는 이름과 맛이 입소문을 타 지금은 한해 약 6000상자(5㎏들이)를 직거래로 판매한다. 서울의 유명 레스토랑 3곳을 단골로 두고 있을 정도로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6월에는 처음으로 ‘풀밭 위의 식사’라는 팜파티를 열었다. 소비자와 함께 토마토 재배현장을 둘러보고, 탁 트인 풀밭에서 갓 수확한 토마토로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다. 강원도에서 농사짓는 청년농부들이 참가해 각자의 농사철학을 소개하는 뜻깊은 시간도 더했다. 이같은 경험을 소재로 원 대표는 6월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가 개최한 ‘이야기가 있는 농식품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18일에는 미래농업지원센터로부터 우수농업경영체로 선정됐다.

원 대표의 장기적인 계획은 토마토 수확철인 봄가을에 맞춰 팜파티를 정기적으로 여는 것. 요리사를 초청해 색다른 토마토 요리를 선보이고, 소비자들과 함께 농산물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는 구상이다. 원 대표는 “팜파티는 소비자에게 농산물 재배과정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 보여주면서 소비자를 확실한 고객으로 만들 기회”라며 “소비자들과 소통해 최상의 농산물과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영월=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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