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농업을 연결하자]유럽·일본, 국가가 빅데이터 연구·농사 로봇 개발 이끈다

입력 : 2017-09-13 00:00 수정 : 2017-09-14 10:23
미국에서는 벤처기업이 농업분야의 4차산업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벤처기업인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의 농가 의사결정 지원서비스(왼쪽 사진)와 블루리버 테크놀러지가 출시한 인공지능 제초 로봇 ‘레터스봇’.

4차산업혁명 시대, 농업을 연결하자(4)외국의 농업연결 움직임

유럽연합 ‘IoF 2020’ 프로젝트

16개국 70개 단체·기업 참여 농업정보 분석 프로그램 만들어 맞춤형 농법 농가 보급 추진

미국은 농업벤처가 기술 주도

영농현장의 데이터 수집·분석 농가 의사결정 지원서비스 판매 정보 소유권 놓고 갈등 양상도
 

프랑스의 정보기술 업체인 ‘ITK(아이티케이)’는 2016년부터 포도 재배 전용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와인 생산에 최적화된 포도 재배법을 찾아 농가에 알려주는 것이다. 와인의 맛과 향은 포도에 들어 있는 ‘질소’의 함량에서 갈린다는 점에 착안, 가장 알맞은 양의 질소가 포도에 들어가도록 생산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포도의 생육정보를 읽는 센서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농장에 설치하면 농식품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정확한 비료와 농약의 사용량을 처방하게 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EU Commission)의 자금 지원을 받아 개발되는 이 프로그램은 2019년께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 유럽, 체계적인 연구 지원=유럽·일본·미국 등의 농업 선진국들은 이미 농업의 미래에 바짝 다가서 있다. 국가 주도로 농작물의 생육정보를 모으는 장치를 연구하는가 하면, 농사짓는 로봇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유럽은 이미 2014년부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농업기술 개발정책을 만들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농업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자금을 지원하면 네덜란드·프랑스·독일 등 유럽연합 소속 국가 연구진들이 팀을 꾸려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중 ‘인터넷 농장·식품(IoF·Internet Of Food and Farm) 2020’은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2017년부터 4년간 3500만유로(약 440억원)를 투입해 유럽 전역의 곡물·낙농·과수·채소·축산 분야에서 나오는 생육·소비 정보를 한곳에 모은다는 구상이다. 16개 국가의 70개 연구단체·기업이 참가해 농업정보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 중이다.

독일·헝가리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아그리클라우드 P2(AgriCloud P2)’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하다. 2016~2018년 약 136만유로(18억원)의 자금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각국의 유리온실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의 영양정보, 비료·제초제 사용량 등의 정보를 모아 맞춤형 농법을 농가에 제시할 예정이다. 아그리클라우드 측은 “기술이 개발되면 생산량은 3~10% 늘고, 비료 사용량은 12~2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본, 농업용 로봇 시대 성큼=일본 정부 역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농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규정했다. 농업용 데이터 수집에 필요한 표준기술부터 농업용 로봇까지 체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2015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내놓은 정책인 ‘로봇신전략’은 세계 선두를 달리는 일본의 로봇 기술을 사회·경제 모든 분야에 적용하겠다는 정책 구상으로 농업부문도 포함하고 있다. 2020년까지 자율주행 트랙터를 현장에 보급하고, 새로운 농업용 로봇 20종 이상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에는 ‘로봇 농기계에 관한 안전성 확보 지침’도 마련됐다.

이보다 앞선 2014년부터 일본 내각부가 주도하는 과학 연구정책인 ‘전략적 혁신창조프로그램(SIP)’도 농업을 주요 과제로 선정해, 농업용 로봇기술 개발에 약 36억엔(380억원)을 배정했다.


◆ 미국, 농업벤처가 기술 주도=반면 미국에서는 벤처기업이 농업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농업 벤처기업인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은 2013년 종자업체 몬산토에 1조원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다. 2006년 설립된 이 업체는 미국 전역 250만개 농장에서 발생하는 토양 수분 정보, 유기물 함량 등을 분석해 농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판매한다. 2016년 기준 유료 서비스 면적은 560만㏊이고 수집된 데이터는 1500억개에 이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미국 농기계 벤처 블루리버 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 잡초제거 로봇인 ‘레터스봇’을 시장에 출시했는데, 이 로봇은 미국 전체 양상추 재배면적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트랙터에 부착한 레터스봇은 실시간으로 농지를 촬영하면서 상추와 잡초를 구별할 수 있어 제초제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작물의 재배와 생산은 농민이 하고, 데이터 수집은 기업이 주도하는 가운데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도 조금씩 발생하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 농기계 회사 존디어는 농작물의 생육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한 트랙터를 판매하면서 정보의 소유권이 회사에 있다는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김연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은 결국 농업 데이터를 가공해 판매하는 데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려고 한다”면서 “이 때문에 농업 데이터 관련 법령이나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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