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기 주담대 시대…득일까 실일까

입력 : 2022-06-22 00:00

DSR 3단계 확대 다음달 시행

총대출액 1억 넘어도 40% 규제

대출기간 연장하면 한도 늘어

총이자 상환금액도 증가 유의

금리 상황·개인별 부채 따져야

 

금융권의 대출 만기가 늘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에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속속 출시되고, 상호금융권도 이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무엇이 달라지기에 금융사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는 것일까?

지난달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신한·국민·우리 은행까지 5대 시중은행 모두 주담대 만기 연장에 동참했다. 기존 최장 35년이었던 주담대 만기가 40년까지 늘어난 것이다. 농협·신협·새마을금고·수협 등 상호금융업계도 만기 30년으로 제한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4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권이 앞다퉈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이유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새 정부 가계대출 관리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 방안’을 통해 ‘개인별 DSR 단계적 확대도입’ 3단계를 예정대로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DSR은 연소득 대비 연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현재는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거나 신용대출이 1억원을 초과할 때, 또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때 개인별 DSR을 40%(은행 기준)로 제한한다. 은행에 연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대출자(차주) 연소득의 4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이라면 연간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연봉의 40%인 2000만원을 초과하면 안된다. 대출액은 주담대·신용대출·카드론 등 모든 대출을 포함한다. 다만 전세 대출은 예외다. 7월부터는 이 기준이 1억원으로 낮아진다. 대출 총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 DSR 40%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만기가 길어지면 DSR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매월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어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정부의 DSR 규제 강화 기조 가운데에서도 대출 문턱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채무가 없고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연 5%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DSR 규제에 따라 만기 30년 상품은 최대 3억105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만기를 40년으로 늘리면 3억4565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해 한도가 3515만원 늘어난다.

하지만 40년 만기 상품은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명확하다. 윤수민 농협은행 NH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DSR 비율이 낮아져 대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지만, 길어진 대출기간 동안 총이자상환금액도 증가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위 직장인이 3억원을 대출받는다면 30년 만기 때 총대출이자는 2억7976만원이지만 40년 만기 때는 3억9435만원으로 1억1459만원 늘어나게 된다.

일각에서는 4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해도 실제 만기까지 대출을 안고 가는 사람이 적어 총이자부담액에 대한 우려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몇십년 동안 한 주택에 사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몇년 동안 이자를 갚다가 이사하거나 주택을 처분해 대출을 상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집값이 상승할 때 이야기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손해를 보고 팔아 대출을 갚지 않는 이상 계속 한집에 거주하면서 늘어난 이자까지 부담해야 한다.

금리 인상기라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20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의 상단이 7%를 넘어섰다.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3.56∼4.91%였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금리가 빠르게 뛰어올랐다.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포인트 더 올린다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8%대 주담대 금리를 볼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따라서 시장의 금리 상황과 개인별 부채 규모에 따라 대출 갈아타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생애주기별로 소득변화를 고려해 상환기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윤 위원은 “소득 창출을 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는다면 소득이 없는 노후에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서 “따라서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자가 만기가 긴 상품을 선택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에 대비해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대출금을 설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당장 만기가 긴 상품에 혹하지 말고 중도상환수수료 등 조건들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대출 신청·전환 시점을 정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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