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족쇄 푼다…문 대통령, 규제혁신 강조

입력 : 2018-08-10 00:00 수정 : 2018-08-14 00:05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출범 1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

산업자본 의결권 지분 한도 4% 유상증자 통한 자본확충 어려워

정부, 특례법 등 입법 추진 속도


정부가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행사’에서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발표대로 은산분리 완화가 추진되면 대기업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돼 금융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은산분리 완화 추진배경은=정부가 은산분리 완화 방침을 내놓은 것은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만에 회원수 약 700만명, 대출액 약 8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인터넷 플랫폼이라는 이점을 앞세워 24시간 공인인증서 없는 거래, 간편송금, 비대면 소액대출 등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하 등 시중은행들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효과’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7월 케이뱅크가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실패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이뱅크 대주주인 KT(산업자본)가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유상증자(주식을 새로 발행해 파는 것)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자본확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은산분리는 제조·IT(정보기술) 기업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은행법으로 엄격히 규제해놓은 것을 말한다.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을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으며 의결권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면 고객 돈을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은행의 사금고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은산분리 완화 어떻게 추진되나=정부는 관련 입법 추진을 통해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논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안은 자유한국당에서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에서 발의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제정안) 등 모두 5건이다.

이 법안들은 현재 4%로 제한된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 보유 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34~50%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돼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 한도가 높아진다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조달이 훨씬 용이해진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될까=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가 소비자 편익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사업에 뛰어들면 2022년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규모가 연 3조1000억원까지 늘어나고 약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같은 날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정부 은산분리 방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보다 핀테크산업이 훨씬 발달한 미국도 은산분리를 지키고 있다”며 “은산분리를 완화하면 과거 동양그룹 사태처럼 은산복합재벌이 등장해 금융기관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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