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학회 설립 50주년 심포지엄 앞둔 성경일 한국초지조사료학회장

입력 : 2022-09-26 14:27 수정 : 2022-09-26 18:00
HNSX.20220926.001350211.02.jpg
23일 강원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에서 성경일 학회장이 초지 조사료와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탄소중립’과 ‘조사료’는 최근 축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고 국제 곡물값이 요동치며 양질의 조사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29∼30일 전남대학교에서 심포지엄과 학술발표회를 개최하는 한국초지조사료학회(학회장 성경일)가 탄소중립 및 초지 기반 축산 등을 발표주제로 삼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본지는 학회장인 성경일 강원대학교 교수를 만나 초지와 조사료 그리고 심포지엄에서 다뤄지는 주제들에 대해 미리 들어봤다.


-우선 초지와 조사료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달라.

일반적으로 초지라고 하면 ‘풀이 나 있는 땅’ 정도로 생각하지만 해당 단어는 ‘초지법’에 따른 법률 용어다. 법에 따르면 다년생 개량목초의 재배에 이용되는 토지는 물론 사료작물재배지와 목장도로ㆍ진입도로ㆍ축사와 부대시설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조사료에서 ‘조’ 자는 거칠 조(粗)를 사용한다. ‘풀사료’로 순화해서 쓰기도 한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은 배합사료뿐만 아니라 이러한 조사료를 반드시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ㆍ청보리ㆍ호밀 등이 대표적인 조사료 작물이다. 볏짚도 조사료로 활용된다.


- 초지는 어떤 공익적 역할을 하나?

우선 초지는 탄소를 흡수한다. 국내 초지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양이 연간 1만5500t(CO2eq)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초지를 확보할수록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초지는 산림과 더불어 토양 붕괴를 막고 홍수를 예방하는 데도 기여한다. 초지는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수질과 대기 정화에도 도움을 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초지의 다면적 기능을 소개하는 발표가 예정돼 있다.


- 최근 조사료 ‘대란’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초지 및 조사료 현황은?

국내 초지 전체 면적은 약 3만2000㏊다. 국내에선 IRG 등 사료작물이 재배되는데 대략 200만t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200만t 정도는 벼 수확 후 볏짚을 조사료로 활용한다. 100만t가량은 외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단순 수치로만 계산하면 자급률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볏짚을 섭취할 경우 70%는 그대로 분으로 나오고 30%만 소화되기 때문에 가소화영양소총량(TDNㆍ사료에 함유된 영양소의 고유한 소화율을 기초로 해 계산한 값)을 기준으로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면 국내 조사료 자급률은 50% 내외로 추산된다. 따라서 매년 초지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 초지 확충 및 조사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우선 중앙정부 차원에서 초지 확충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조사료 생산에 유리한 남부지역에서 생산하면 강원지역에서도 해당 조사료를 사용한다. 하지만 남부지역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자기 예산을 보조 지원해서 생산한 조사료를 위쪽지역 농가들도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초지 확충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초지 확보는 국가 전체적인 과제라는 점을 상기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큰 틀에서 정책이 이끌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하천부지나 간척지 등 유휴부지 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정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농가들이 논 이모작으로 사료작물을 많이 심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초지 확충과 더불어 현재 국내산 조사료의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생산과정에서 적게는 20%, 많게는 40%의 물량이 유실되거나 썩어서 조사료로 사용하기 힘들다. 생산과정이 보다 꼼꼼하게 이뤄지고 관리도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농가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현 수준보다 3%만 개선돼도 조사료 수급상황이 크게 안정화될 것이다.


- 끝으로 이번 심포지엄의 관전 포인트는

초지가 탄소저감을 비롯한 여러 공익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될 예정이다. 5개 주제발표와 함께 ‘초지 기반 축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도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축산환경자원과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니 앞으로 정부의 정책구상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춘천=박하늘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