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안 먹겠지만 금지 법제화는 글쎄…국민들 복잡한 속내

입력 : 2022-06-22 00:00 수정 : 2022-06-22 13:01

개 식용 주제 학술토론회 열려

식용 반대
엄격한 위생 관리·제재 어려워

비윤리적 행위…법제화해야

식용 찬성

소·돼지 등 가축과 같은 입장

금지 아닌 도축 관련법 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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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복날을 앞두고 개 식용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칠성시장에 있는 보신탕집. 연합뉴스

매년 복날을 앞두고 개 식용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개 식용 문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최근 강원대학교 비교법학연구소 주최로 열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 식용 금지 법제화 시급” vs “아직 이르다”=‘개 식용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하는가’가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큰 화두로 제시됐다. 현행 ‘축산법 시행령’에 따르면 개는 고기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가축으로 명시돼 있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상에선 개가 가축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다보니 식육을 위한 개 사육이 허용되면서도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엄격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행 개고기 유통 방식이 굳어진 상황이다.

개 식용 금지 법제화를 주장하는 측에선 식품위생안전과 관련한 문제점을 강조했다.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시장에 유통된 93개 개고기 샘플 가운데 45%에서 항생제가 잔류치 이상 검출된 조사결과가 있고 개는 주요 인수공통감염병 157종 가운데 52개를 인간과 공유하고 있다”면서 “개 식용은 많은 위험성이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 식용과 관련한 법제화를 시도하면 개 식용 양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개 식용 찬성 측은 반대 측이 제기한 위생 관련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오히려 개 도축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재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이미 개 식용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법제화까지 나선다면 큰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은 개 식용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설득할 단계지 법적 제재를 논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도 다른 가축과 같이 취급해야 vs 동물 식육 자체가 비윤리적=이번 학술대회에선 개를 식육으로 생산되는 다른 가축과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개 식육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이 개가 다른 가축과 구별되는 특별한 동물이며 우정을 나누는 ‘친구’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최훈 강원대 철학과 교수는 ▲개는 인간과 동일 선상에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볼 수 없다는 점 ▲일부 반려견이 인간과 친구처럼 지낸다고 하더라도 모든 개를 친구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가축이 본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사육·도축되는 건 일부 돼지나 닭도 마찬가지며 모든 축종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 개에서만 제기되는 특이점이 아니다”라면서 “사육·도축 과정에서 고통이 없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개도 다른 가축처럼 먹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개를 비롯해 동물을 사육·도축하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는 게 주된 반대 측 입장이다.

김성한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죽음은 불행한 일이며 동물 목숨을 뺏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라면서 “개 식육을 금지하는 것은 소·돼지 식육을 금지하는 것보다 쉽기 때문에 우선 개 식육을 금지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국민 79% 개 식용 부정적…법제화는 64%만 찬성=서울대 수의과대학에서 4월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온라인 패널 조사에서 개 식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응답이 전체의 79%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개고기를 먹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21.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으로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12.9%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개 식용에 대해선 대중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 식용 금지 법제화에 대해선 36%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반대 뜻을 밝혔다. 해당 응답자들은 “무엇을 먹을지는 개인 자유의 영역이며 이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개 식용 금지 법제화 찬성 측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국가의 동물보호 의무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말 문재인 당시 대통령 지시로 ‘개 식용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가 발족해 4월까지 운영됐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달까지로 운영 기한을 연장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개 식용 종식을 주장하고 있어 이번 위원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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