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밥상에 한우 사라지나

입력 : 2021-11-19 00:00 수정 : 2021-11-19 23:23

국방부 전군급식정책심의위 고단가품목 기본급식서 제외 

선택품목으로 전환 계획 외국산 소·돼지고기 판칠 듯

축산업계 “나라 지키는 국군 외인부대냐…” 강력 반발

 

내년부터 군 장병들이 급식에서 한우고기나 국내산 삼겹살을 구경도 못하게 될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달 들어 2차례 열린 ‘전군 급식정책심의위원회 실무회의’에서 내년부터 ‘한끼 부식비 대비 고단가 품목은 기본급식품목에서 제외하고 선택품목으로 전환한다’는 단서조항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군 급식정책심의위원회는 국방부와 관련 부처 과장급이 위원으로 참여해 군급식 방침을 수립하고 급식품목의 도입·퇴출을 심의·의결하는 국방부 산하 위원회다. 또 산하에 농협 등 군급식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런 단서조항을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고단가인 한우고기,육우 갈비, 돼지 냉장삼겹살, 삼계탕, 오리고기 등의 축산물은 군급식에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는 기본급식품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또 선택품목으로 전환되면 일선 부대들이 국산 축산물보다는 값싼 외국산 축산물을 우선 구매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방부는 “한우고기는 원육 공급가격이 한끼 전체 부식비를 초과하는 상황”이라면서 “저녁식사로 한우고기를 제공하면 아침과 점심 급식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어 한우고기처럼 고단가품목의 기본급식품목 제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축산업계는 “농·축협과의 수의계약 물량을 줄이려는 꼼수이자 대국민 약속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14일 “농·축·수협과 수의계약 체계를 3년간 유지하되, 올해 기본급식량 대비 2022년 70%, 2023년 50%, 2024년 30%로 줄이겠다”는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부터 군급식 식재료를 전량 경쟁 조달한다는 목표 아래 3년간 순차적으로 농·축협과의 수의계약 비중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본급식품목에서 고단가 국산 축산물이 제외되면 내년도 축협의 수의계약 추정액은 1596억원으로 올해(3500억원)의 45.6%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용 전국축산물군납조합협의회장(경기 가평축협 조합장)은 “단서조항 신설은 정부 부처간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군납농가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수입업자들만 배 불리고 국내 축산농가의 기반을 말살하는 정책인 만큼, 군납농가들과도 힘을 합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장주익 경기 수원화성오산축협 조합장은 “군 장병에게 수입 축산물을 우선 공급하겠단 것은 우리 아들딸을 외인부대 취급하는 것”이라면서 “부대 내 조리인력·급양관리 부실로 불거진 군급식 논란을 외국산 축산물로 해결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최근 성명을 통해 국방부에 방침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축단협은 “외국산 사용을 전제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수입 축산물을 전면 사용하겠다는 말”이라며 “수입 축산물 장려 목적의 군납 경쟁체제 도입계획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생존 위기에 몰린 전국 축산농가들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국방부 계획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단가품목을 기본급식품목에서 제외하겠다는 국방부 방침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라면서 “추가 회의를 통해 국방부 방침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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