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인원수 확대”…생산자 “일방적 추진…절대 수용 불가”

입력 : 2021-10-15 00:00

제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 

이사수 15명서 23명으로 개의·의결 조건 등도 변경

농가, 이사회 몫 확대 요구

생산비 절감 위해 정밀 사양 농장 투입 사료 줄이기 추진

생산자 “사료값 대책이 먼저”

 

정부가 12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개편방안 및 우유 생산비 절감방안’을 발표했다. 원유가격 결정을 둘러싼 논란을 종식하려면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를 바꾸는 동시에 원유 생산비 절감이 필수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낙농가들은 현 체계의 유지를 고수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가 ‘제2차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한 주요 내용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개편방안=정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의 구성과 개의·의결 조건, 이사회 선임 절차 등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원유기본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개편하지 않고는 원유가격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8월17일 원유기본가격 인상과 관련한 낙농진흥회 3차 임시 이사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생산자 측 전원 불참으로 이사회가 무산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15명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이사수를 23명으로 확대해 정부·학계·소비자단체 할당 인원을 늘리고 변호사와 회계사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사회는 생산자 7명, 유가공업계 4명, 정부·낙농진흥회·학계·소비자 각 1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는 이사회 개의조건을 삭제하고, 이사회 의결만으로 정관을 제·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편안에 담겼다. 이사 선임·변경도 기존 총회 의결에서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현행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조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당면 현안이 발생하더라도 논의 자체를 할 수 없는 의사결정 구조”라며 “‘공공기관운영법’을 준용해 개의조건을 삭제하되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산자 측은 이러한 정부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맹광열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원유기본가격 인하를 막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이사회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만약 이사회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면 생산자 몫도 늘려서 생산자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유 생산비 절감방안=정부는 우리나라 우유 생산비(1ℓ당 809원, 2020년 기준)가 일본(1ℓ당 1019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점을 지적하며 우유 생산비 감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젖소 사양표준을 개정하고 사료분석센터 운영을 통해 정밀 사양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산차수가 3차 이상일 때 가격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조사료 이용을 활성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보급도 확대한다. 수입 조사료 할당관세 배정량을 증대해 사료비 부담을 낮추고 조사료 수입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산 조사료 생산기반을 키우고 품질을 높이고자 전문생산단지를 확대하고 품질등급제를 시행한다.

농식품부는 농장에서 사료가 과도하게 투입된다고 보고 사료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사료량이 줄면 원유 생산비가 줄어 원유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복안도 깔려 있다.

이와 관련,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생산비 감축이 단순히 원유가격 인하를 위한 명분이 돼선 안된다는 게 생산자들의 입장”이라며 “사료값 폭등으로 농가들 부담이 가중된 상황인 만큼 사료값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아직까지 정부안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며, 앞으로도 생산자 측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면서 “연내 최종 개선안을 도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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