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 쇠고기 수입량 역대 최대…한우시장 ‘야금야금’

입력 : 2021-10-13 00:00

한우고기값 크게 오르자 소비자, 저렴한 수입육 찾아

미국산 ‘한우값 4분의 1’ 수준 관세 폐지 땐 시장 잠식 가속화

생산비 감축 통해 가격 낮추고 비선호 부위 소비전략 세워야

 

올 1∼9월 쇠고기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장으로 수입되는 비중이 커지면서 한우고기 시장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수입 쇠고기의 국내시장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생산비 감축 등 한우고기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한우고기값 고공행진이 원인=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 1∼9월 쇠고기 수입량은 33만1595t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 1∼9월 수입량(32만2690t)보다 2.8% 높은 수치다.

특히 이 기간 냉장 쇠고기가 역대 최대인 8만8919t이나 수입되며 전체 쇠고기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진 점이 주목된다.

연도별 1∼9월 냉장 쇠고기 수입비중을 보면, 2019년 20%던 것이 2020년 23.1%, 올해는 26.8%로 증가했다.

이는 한우고기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일정 수준의 품질을 보이는 수입 냉장 쇠고기에 눈을 돌린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9월 한우고기 평균 경락값은 1㎏당 2만2620원으로, 최근 5년간 9월 평균 경락값(1㎏당 1만8683원)보다 21.1%나 높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정에서의 고기류 소비가 크게 늘었다”며 “한우고기값과 국산 돼지고기값이 모두 강세를 보이다보니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장 수입 쇠고기의 구매를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냉장 수입 쇠고기 공세 거세질 듯=외국산 쇠고기는 그동안 냉동으로 주로 수입되다보니 한우고기 대비 신선도가 떨어지고 품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냉장 수입 쇠고기는 품질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냉장 쇠고기 수입이 늘면 한우고기는 물론 국산 돼지고기 시장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미국 최고 등급인 프라임 등급 냉장 쇠고기 등심 부위는 100g당 3160원 내외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7일 기준 1+등급 한우고기 등심 부위 소비자가격(100g당 1만3296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같은 날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자가격(100g당 2673원)과 비교해도 가격차가 크지 않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외국산 쇠고기가 무관세로 수입될 날이 머지않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산 쇠고기 관세율(현행 13.3%)은 한·미 FTA로 인해 2026년에 0%가 된다. 호주산 쇠고기(현행 관세율 18.6%)도 한·호주 FTA 여파로 2028년이면 관세가 폐지된다.

김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수입 냉장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많이 줄어 국내시장 공세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한우고기는 일본 화우(와규)와 같이 고급 식재료로 자리 잡고, 기존 시장을 외국산 쇠고기가 상당 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우, 생산비 줄여 가격경쟁력 높여야=수입 쇠고기의 공세에 한우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생산비 감축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세 철폐 이후 외국산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높아진 한우고기값에 대한 소비자 저항을 줄이려면 한우고기 생산비 감축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명철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생산비를 줄이려면 가임암소의 분만시기를 앞당기거나 비육소의 출하월령을 앞당겨 사료비를 절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자질이 떨어지는 암소를 도태시키고 우량 암소를 개량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등 지속적인 개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선호 부위에 대한 소비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육가공업계 관계자는 “등심 등 구이용 부위에 소비가 집중되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한우고기 소비 저변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뒷다리 등 비선호 부위 소비가 확대되도록 요리법 개발과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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