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인상 놓고 낙농가·유가공업체 첨예 대립

입력 : 2021-08-04 00:00

낙농가 “정부, 인하논의안 수용 일방 종용” 비판 성명

유업체는 원유값 동결 선언…실제 정산 때 갈등 우려

 

8월 원유 기본가격 인상을 둘러싼 낙농업계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8월부터 인상하기로 합의한 원유 기본가격 동결을 주장(7월6일)한 뒤, 낙농업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을 지속하는 양상이다.

한국유가공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각각 지난달 9일과 13일 낙농진흥회에 2020년 원유가격결정안을 재심해줄 것을 청구했지만 해당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결정안은 지난해 7월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2021년 8월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기존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최희종 낙농진흥회장은 “재심 청구 사안에 대해 법적 검토과정을 거친 결과,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당초 합의된 대로 8월부터 인상 가격이 적용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원유 기본가격 동결을 주장한 유업체를 비판하는 성명서(7월7일)를 낸 데 이어, 7월30일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성명을 통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업체 손실보전 및 정부 재원지원 축소를 위해 원유가격 인하 논의안 수용을 낙농가들에게 일방적으로 종용하고 있다”면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낙농육우협회는 농식품부가 ▲올 5월 낙농진흥회 실무회의에서 원유 기본가격 91.84원 인하안을 제시한 점 ▲실무자가 수시로 “낙농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점 ▲7월13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2020년도 원유가격결정안’에 대한 재심을 요구한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이런 행보는 결국 지속 가능한 낙농제도 개편이 아닌 유업체들이 주장하는 원유가격 인하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기본가격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에도 생산자단체가 이같은 성명서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은 실제 원유 기본가격 인상 여부를 정산일(매월 15·30일)이 돼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유가공협회는 원유 기본가격 동결을 천명한 상태라 실제 정산이 이뤄질 때까진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유가공협회는 “현시점에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낙농 제도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낙농가에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낙농 제도개선 소위원회에 불참하며 대화를 중단한 건 낙농가들”이라며 “낙농가들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다시 제도 개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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