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영업정지 예고…낙농가 ‘비상’

입력 : 2021-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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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한 낙농장. 젖소들이 착유를 위해 착유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세종공장 납품 농가 201곳

하루 원유 231t 폐기 우려 퇴비화도 비용 만만치 않아

행정처분 과징금으로 대체를

 

낙농업계가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영업정지가 낙농가들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영업정지 취소를 건의하고 나섰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2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지난달 16일 예고한 세종시와 관계기관에 영업정지 조치를 재고해달라고 공식 건의한 것이다.

세종시는 <불가리스> 제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발표한 남양유업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행정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만일 2개월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해당 공장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들이 납품처를 잃게 돼 큰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공장에 원유를 납품하는 농가는 201곳이며, 이들 농가의 하루 원유 공급량은 231t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하루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들 농가 입장에서는 원유 공급이 과잉인 상황이라 하루아침에 생계를 위협받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원유 납품에 차질이 생기는 건 비단 해당 201농가뿐이 아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세종공장을 포함해 남양유업에 원유를 납품하고 있는 농가수는 모두 729곳에 이른다.

낙농업계 한 관계자는 “유제품 수급 상황에 따라 원유를 다른 공장으로 보내 소비하기도 하는데, 남양유업 전체 물량의 40%를 처리하는 세종공장이 문을 닫으면 다른 공장에 원유를 납품하고 있는 농가들도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원유는 매일 생산되기 때문에 이를 납품할 곳이 없어지면 폐기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농장마다 보유하고 있는 보관고의 용량이 1∼2일 치에 불과해 보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유를 폐기하려면 톱밥을 사용해 퇴비화해야 한다. 이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충분한 양의 톱밥을 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낙농가들의 지적이다.

맹광렬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충남 천안공주낙농농협 조합장)은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영업정지가 현실화하면 선량한 많은 낙농가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생업이 어려워진다”면서 “특히 원유 폐기와 같은 부수적인 환경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영업정지 처분을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낙농육우협회도 최근 세종시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에 공문을 보내 영업정지가 아닌 과징금으로 행정처분을 대체해줄 것을 건의했다. 식품표시광고법 시행령에 따라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은 60일 기준 8억2860만원이다.

세종시는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청문회 결과를 보고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최종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개월 영업정지로 인한 낙농가 피해 예상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규모가 파악되는 대로 낙농가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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