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차단 위해 오리사육은 그만” 지자체 전업 추진…업계 논란

입력 : 202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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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의 한 육용오리 농장. 군내 전체 농가가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 작목전환을 하기로 군과 협의하면서 농장이 텅 비어 있다.

고성군, 농장 6곳과 업무 협약 시설 철거비 등 작목전환 지원

방역·매몰비용 예산 부담에 다른 지자체도 관심 나타내

업계 “오리산업 위축 우려 방역 수준 높이는 게 우선”

 

경남 고성군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방지를 위해 지역 내 모든 오리농가의 전업을 추진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고성군은 지난달 25일 육용오리 사육농가 6곳과 ‘AI 발생 없는 청정 고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연 데 이어, 최근 해당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군 내 전체 오리 사육마릿수는 7만5000마리인데, 이들 오리 사육시설 전체를 폐쇄하는 대신 고성군이 이들 농가에 보상해주고 작목전환을 돕는 내용이 조례에 담길 전망이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시설 철거비를 비롯한 1년간의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 추후 작목전환 시 법적 허용범위 내에서 최대한 보조 지원 등이다.

보상규모는 오리 사육마릿수에 따라 달라지며, 대상 농가들은 가금류가 아닌 축종이나 다른 작물로 전환이 가능하다.

고성군은 “해당 농가들에 지원하기 위해선 법적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고성군이 오리농가의 작목전환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2015년 이후 지금까지 3차례 육용오리농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정손실과 다른 축산농가들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성군은 2015년 AI 발생 당시 방역비용, 살처분 보상금 등의 명목으로 약 26억원을 집행했다. AI 확산 방지를 위해 투입한 인원만 해도 3000여명에 달한다. 당시에도 해당 오리농가들의 작목전환이 추진됐지만 농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고성군이 지난겨울에 발생한 AI로 인해 투입한 예산도 수십억원에 이른다.

또 오리농가의 AI 발생에 따라 지역 내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폐쇄되면서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다른 축종의 농가들이 분뇨 처리를 하지 못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반복된 설득 끝에 군내 전체 오리농가들이 작목전환에 동의한 상태”라면서 “작목전환을 통해 고성군에 큰 고통을 주던 AI 발생의 악순환을 근원적으로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소수 오리농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농가의 살처분에 들어가는 매몰비용 등은 모두 각 시·군이 시비·군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지자체가 많기 때문이다.

경남의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 내에 4∼5곳의 오리농가가 있는데, 이들 오리농가의 방역을 위해 초소 운영, 약품 구입, 인건비, 매몰비 등 적잖은 비용이 매번 발생한다”며 “고성군의 사례를 참고해 지역 내 AI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오리 주산지인 전남북 외에 경남·경기 등 소규모 도시를 중심으로 이같은 사례가 번진다면 오리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오리업계의 우려다.

한국오리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육농가를 폐쇄하는 방식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농가마다 방역 수준을 높이고 지자체 방역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식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며 “가축질병은 사회재난인 만큼 매몰비 등 방역에 들어가는 비용을 모두 국비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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