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값 고공행진…산란계농가 “폐업까지 고민”

입력 : 2021-04-07 00:00
01010100801.20210407.001302924.02.jpg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병아리와 중추(부화 후 70일가량 지난 큰 병아리) 값이 급등해 산란계농가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고병원성 AI 발생 소강국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올라

농가 ‘울며 겨자먹기’ 재입식 달걀가격 다시 하락할 전망

살처분 보상금도 턱없이 부족 생산비 감안해 다시 산정해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병아리와 중추(부화 후 70일가량 지난 큰 병아리) 값이 크게 올라 산란계농가들이 재입식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일 기준 가금농장 AI 발생 건수는 108건이다. 지난달 23일 전남 나주 오리농장을 마지막으로 10여일째 추가 발생이 없는 것이다. 이에 산란계농가들이 재입식 채비에 나서고 있지만 급등한 병아리·중추 값이 큰 부담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예년 이맘때 마리당 1100∼1200원 하던 병아리값은 4월초 현재 1800∼19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중추값은 3000∼3500원 하던 것이 7500∼8000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염한선 대한양계협회 사원은 “이번 AI로 산란계 1670만여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중추와 병아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병아리·중추 값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계농가들은 중추·병아리 값이 급등했어도 생계를 이어가려면 재입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AI로 키우는 닭을 모조리 살처분한 한 양계농가는 “정부가 주는 생계안정자금은 직원들의 밀린 월급만 해결해주는 수준”이라면서 “결국 닭을 키워야만 농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생산비가 크게 올라 전염병 발생 전의 절반도 채 입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싼 값에 병아리·중추를 입식해도 달걀값이 향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일 기준 달걀 도매가격(특란 30개 기준)은 5538원으로 AI 발생 전인 지난해 10월 3806원보다 2000원 가까이 높다. 그러나 살처분 농가들이 재입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달걀을 생산하는 2∼3개월 뒤면 달걀값이 예년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살처분 농가는 “지금은 달걀값이 높지만 재입식 농가와는 상관없는 얘기”라면서 “수익은 늘지 않는데, 병아리값·사료값 등 생산비만 계속 증가하니 폐업까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재입식 농가들은 살처분 보상금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2018년 이전에는 산란계 한마리당(21주령 기준) 보상금이 1만3000원을 넘었지만 2018년 산정 방식이 바뀌며 현재는 7000∼8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동기 대한양계협회 국장은 “농가들이 원하는 건 실제 피해를 본 만큼 보상받는 것”이라면서 “AI 이전보다 대폭 늘어난 생산비를 감안해 보상금액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