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달인을 만나다] 미생물 함유 액비 순환…생산성 ‘쑥’ 폐사율 ‘뚝’

입력 : 2021-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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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달인을 만나다] 축산냄새 확 줄인 양돈농가 이기홍씨

‘액비 순환시스템’ 도입 이후

환경 관련 민원 전혀 없고 정책자금 지원받아 부담 덜어

암모니아·황화수소 농도 권고 기준보다 훨씬 낮아

전국에서 240농가 다녀가

 

양돈농가들의 가장 큰 고민으로 꼽히는 ‘축산냄새’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양돈농가가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북 고령에서 가족과 함께 양돈업을 하는 이기홍씨(54)가 그 주인공이다.

대가야읍 장기리에 있는 이씨의 돼지 육성농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농장 내 암모니아·황화수소 농도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다. 각각 3.85ppm과 0.15ppm으로 표시돼 있었다.

양돈농가들은 악취방지법에 따라 부지경계선에서 복합악취(희석배수) 15배를 넘어선 안된다.

이를 위해선 암모니아·황화수소 수치를 각각 20ppm, 0.5ppm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권고된다. 이씨 농장에선 해당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악취’라고 느낄 만한 기분 나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이는 ‘액비 순환시스템’을 농장에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액비 순환시스템은 돈사 슬러리피트의 분뇨가 저장조로 자동으로 흘러가도록 구조를 갖추고, 저장조에서 발효된 액비를 다시 슬러리피트로 흘려보내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저장조에 액비가 일정량 차면 농지로 뿌려지게 된다.

이씨는 “슬러리피트 안에 오래 쌓인 분뇨가 썩으면서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하고 축산냄새가 나는 것”이라며 “미생물이 함유된 액비를 매일 2차례씩 슬러리피트로 순환시킴으로써 분뇨가 썩는 것을 막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이 적지 않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된 지난해부턴 단 1건의 환경 관련 민원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비용문제부터 여러 법적문제까지 신경 쓸 것이 많다보니 개별 농가가 실제로 이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이씨가 액비 순환시스템을 갖추는 데 든 비용은 설계에서부터 건설까지 3억원 정도다.

이씨는 “정부 정책자금을 최대한 활용하고 대한한돈협회 등 전문가 컨설팅을 받으면 이런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가축분뇨처리 지원과 관련해 편성한 예산이 1103억원에 이른다. 이 중 축산악취개선사업에 참여하면 축산냄새 저감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지역당 50억원 이내, 농가당 5억원 한도)의 40%를 정부 보조로 지원받을 수 있다. 나머지 60%의 자부담도 상당 부분 융자(연 이자율 2%, 3년 거치 7년 균분상환) 지원이 되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선 당장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이씨는 “축산냄새 개선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거스르지 말고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돼 있을 때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축산냄새를 잡으면 농장 생산성도 개선되므로 결코 손해 보는 투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의 1700마리 규모의 육성돈사가 4회전 생산되는 동안 폐사 돼지마릿수는 단 6마리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폐사율이 10%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이씨는 이런 노하우를 지역농가들은 물론 전국농가들에 보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경남 밀양, 충남 예산·홍성 등에서 농가 240여명이 이씨 농장을 견학했다. 농장을 견학한 농가들의 상당수가 정부 지원사업 신청을 통해 액비 순환시스템 등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축산냄새는 내 농장만 잘한다고 잡히는 것이 아닌 만큼 많은 축산농가가 함께 축산냄새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비결을 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고령=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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