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방적 살처분 기준 3㎞ 이내 너무 과하다”

입력 : 202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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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 사육농가 및 단체 잇단 성명…정부에 개선 촉구

현행 방역지침 직선거리 적용 실제거리 더 멀더라도 살처분

외국은 정밀검사 거친 후 진행

“방역 적기 놓칠라” 신중론도

 

가금업계가 현행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적 살처분 범위의 개선을 요구해 향후 정부정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양계협회와 한국양계농협은 정부의 현행 예방적 살처분 범위의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했다. 한국육계협회와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도 지난해말 현행 3㎞ 이내 예방적 살처분이 과하다는 의견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한 바 있어 가금단체가 한목소리로 현행 예방적 살처분 범위에 문제를 제기한 형국이다.

농식품부 AI 긴급행동지침(SOP)에는 ‘AI 발생농장과 관리지역 및 보호지역 안(발생농장 반경 3㎞ 이내)에 사육되는 적용대상 동물은 살처분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다만 ‘해당지역의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을 감안해 시·도 가축방역심의회가 살처분 범위를 조정할 것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이 예외조항을 근거로 살처분 범위 조정을 건의하고 있으나, 아주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발생농장 반경 3㎞ 이내 가금류를 대부분 살처분하는 게 현실이다.

오정길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은 “발생농장과 중간에 산이 있어 실제 거리는 10㎞ 넘게 떨어져 있는 농장도 직선반경 3㎞ 이내라는 이유만으로 살처분 조치를 받았다”면서 “증상이 없는 닭임에도 예방을 구실로 지나치게 폭넓은 지역에서 살처분을 실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11일 기준 살처분 가금류 수는 약 1502만마리에 달하며, 이 가운데 75%(1133만마리)는 예방적 살처분된 것이다.

축산단체 관계자들은 현행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조치는 외국의 사례와 견줘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미국·이탈리아·일본 등은 주로 발생농가에 한해 살처분을 실시하고 역학농가는 정밀검사 후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시행한다. 강력한 AI 방역대책을 펼치는 네덜란드도 반경 3㎞ 이내 농가에 대해 AI 검사를 진행한 뒤, 반경 1㎞ 이내 농가에 대해서만 예방적 살처분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종웅 한국가금수의사회장은 “예방적 살처분은 대안이 없을 땐 과감히 실시해야 하지만 무차별적 시행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예방적 백신과 살처분을 병행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가금류업계의 목소리에 농식품부는 공식 대응은 하지 않고 있으나, 고병원성 AI의 수평전파 위험을 막기 위해 살처분 범위 완화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 중에서도 살처분 범위 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동물전염병 방역전문가는 “살처분 범위를 조정하다 보면 자칫 방역 적기를 놓칠 수도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AI가 발생하는 가운데 나온 예방적 살처분 개선 요구는 섣부르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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