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놀로 달걀껍데기 코팅…신선도·안전성 다 잡아”

입력 : 202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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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달인을 만나다] 산란계농가 황한솔씨

살충제 파동 위기 기회 삼아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 진행

상온서 2주간 신선도 유지 유해균도 99% 이상 살균

입소문 나 판매처 크게 다양화 매출 증가세…작년 20억 달성 

 

“달걀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나만의 기술이 있다면 달걀값을 내가 결정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농장 운영을 결심하자마자 기술 개발에 몰두했던 이유입니다.”

충남 당진시 면천면의 산란계농가 황한솔씨(43)가 본격적으로 양계업에 뛰어든 것은 2017년이었다. 평생 양계장을 운영하며 자신을 뒷바라지해줬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곧바로 가업을 이어받은 것이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국내에 돌아와 전공 관련 일을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하필 ‘살충제 성분 검출 달걀 파동’으로 인해 업계 전체가 뒤숭숭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달걀을 제공할 수 있다면 살충제 파동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곧바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연구팀과 함께 ‘폴리페놀’을 활용해 달걀 껍데기를 코팅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폴리페놀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천연 항산화 물질이다. 폴리페놀을 활용해 세균은 죽이고 달걀 신선도는 오래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 한 것이다.

연구에 나선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달걀의 신선도를 높이는 특허를 취득하는 데 성공했다.

특허 기술을 활용해 달걀 껍데기에 폴리페놀을 입힌 결과 상온(25℃)에서도 2주간 달걀의 호우단위(Haugh Units·달걀의 신선도를 평가하는 단위)가 50 이상으로 유지됐다. 살모넬라균을 비롯한 유해균은 99% 이상 잡아낼 수 있었다.

달걀이 신선하고 안전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처는 크게 다양화됐다. 당진시 내 각급 학교급식에 달걀을 공급하고, 농협하나로마트 11곳과 대형마트에도 직접 계약을 통해 달걀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쇼핑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5만여마리의 산란계로부터 매일 생산되는 달걀 중 60% 이상을 직접 확보한 거래처로 납품해 유통상인에게 판매를 의존할 때보다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인 산란계농가들은 대부분 달걀을 유통상인에게 먼저 납품하고서 사후에 대금을 정산을 받는다.

달걀 품질 제고와 다양한 유통망 확보는 연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매출은 12억원이었지만 2019년엔 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0%에 이른다.

최근 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을 추진한 식용란선별포장업장(GP·달걀유통센터)도 준공돼 가동을 앞두고 있다. 매일 달걀 30만개를 포장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이다. 그의 농장뿐만 아니라 지역 내 다른 농가들이 생산한 달걀도 폴리페놀을 입혀 최종 납품처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황씨는 “소비자들에겐 안전하고 품질이 높은 달걀을 공급하고 생산자들에겐 달걀값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새로운 유통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당진=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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