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 추가 발생 없다면 11월에 재입식 절차 재개해야”

입력 : 202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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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양돈농가들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춘천철원화천양구축협 방제 차량이 양돈농가 주변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천=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경기·강원 양돈농가 대책회의

김포는 화천과 떨어져 있는데 재입식 절차 중단 이해 불가

희망 수매 수요조사도 비판 참여 않으면 분뇨 반출 못해

실제론 반강제적 정책 지적

“농가 방역의식 고취” 자성도

 

13일 경기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파주연천축협 전곡지점 대회의실. 20여명의 경기·강원 북부지역 양돈농가가 회의에 한창이었다.

강원 화천군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재입식이 잠정 보류되자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회에 소속된 양돈농가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분위기는 무거웠고 농가들의 표정에는 허탈함과 긴장감이 공존했다. 회의에서는 환경부가 야생멧돼지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지난해 ASF 발생 직후 예방적 살처분과 수매가 이뤄졌던 경기 파주·연천·김포, 인천 강화, 강원 철원지역 농가들은 “환경부의 방역 실패로 재입식이 한동안 어려워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석철 대한한돈협회 파주 지부장은 “이번 ASF 재발생은 환경부가 야생멧돼지수 감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재입식 절차 재개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농가들에게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호 김포시 비대위원장은 “화천과 김포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농가간에 교류도 없는데, 김포에서 재입식 절차를 중단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럴 거면 ‘8가지 방역시설 기준’을 마련한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ASF 감염 야생멧돼지 발생지점 10㎞ 이내에 속한 175개 농장을 대상으로 ‘희망 수매’ 수요 조사에 착수한 것에 대한 불안감도 드러냈다. 희망 수매는 예방 차원에서 정부가 농장 돼지를 일괄 구매·출하한 뒤 재입식이 가능할 때까지 해당 농장을 비워두는 정책이다.

ASF 발생지역인 화천의 경우 수매에 참여하지 않은 농장에 대해선 돼지와 분뇨의 농장 밖 반출이 금지된다. 또 사료 차량은 화천에만 출입하는 전용 차량을 지정 운행해야 한다. 농가들이 “희망이란 단어가 포함돼 있지만 실제론 반강제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희망 수매는 지난해 철원지역 농장 14곳을 대상으로도 진행된 바 있다.

강원 철원의 양돈농가 오명준씨(40)는 “돼지 분뇨를 농장 밖으로 반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농가로부터 불법을 자행하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분뇨 반출을 막을 것이 아니라 이를 해결할 방안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가들 스스로 방역의식을 다시금 고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지난 1년 동안 농장에서 ASF 발생이 없다보니 그간 농장 방역에 조금 느슨해졌던 면도 없지 않다”면서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방역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SF 희생농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11월부터 재입식 절차가 재개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ASF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3주인 만큼 이달말까지 농장에서 추가로 ASF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잠복기가 끝나는 다음달부터 재입식 절차가 다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희망 수매는 수매를 희망하는 농가에 한해 시행하고, 미참여 농가에 분뇨 반출제한 등 조치를 가할 때는 분뇨를 처리할 방안도 함께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연천=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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