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한우·돼지 웃는데…육계만 ‘울상’

입력 : 2020-05-20 00:00

한우·돼지고기 반찬 활용 쉬워

육계, 식당·학교급식 수요 급감 도계량 증가도 한몫…대책 필요



한우·돼지고기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육계값은 약세를 면치 못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5월1~15일 기준 계열화업체에 소속된 농가의 생계납품가격인 위탁생계가격은 1㎏당 132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01원보다 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육계 생계유통가격(계열화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농가가 산닭 형태로 거래하는 가격) 역시 1377원에서 893원으로 35% 떨어졌다.

두 가격 모두 생산비(2018년 기준 1㎏당 1262원)에 크게 못 미치거나 언저리를 맴돌며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는 한우·돼지고기 경락값이 강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된다.

5월1~15일 한우 지육 평균 경락값(등외 제외)은 1㎏당 2만37원으로, 축평원에서 199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월평균 가격인 4월 1만9748원을 넘어섰다. 돼지 지육 평균 경락값(탕박 기준, 등외 제외) 역시 지난달 1㎏당 4286원에서 5월1~15일 5037원으로 18% 뛰며 5000원대에 들어섰다.

한우·돼지와 육계 사이에 희비가 갈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대적으로 조리가 간편해 반찬으로 활용도가 높은 한우·돼지고기는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식 수요 증가의 혜택을 본 반면, 육계는 식당 수요 급감과 개학 연기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가정에서 치킨을 배달해 먹는 수요가 증가했다고 하지만 이는 전체 유통량의 40% 정도로, 가격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계열화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우·돼지고기는 불고기나 주물럭처럼 미리 양념이 돼 있어 소비자들이 굽고 볶기만 하면 되는 메뉴가 꽤 있다”며 “반면에 닭고기는 주로 한마리 단위로 소비돼 세척 같은 조리과정이 한단계 더 필요하다보니 가정식 수요 증가에 한계가 있는 편”이라고 토로했다.

도계량 증가도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15일까지 육계 도계량은 3억395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7877만마리보다 9%나 뛰었다.

업계에선 육계 산지값 약세가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불황이 길어지면 경영상 어려움을 느낀 계열화업체들이 사육 수수료 지급을 늦추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김상근 한국육계협회장은 “육계업계에 불황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만간 업체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대책을 함께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호 기자 pref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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