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강세에 모돈 감축 ‘빨간불’

입력 : 2020-05-11 00:00

감축 동의서 제출한 농가 한돈협회 회원의 8% 그쳐

전문가 “이대로면 여름철 이후 공급과잉·가격 하락 불가피”



최근 돼지고기값이 크게 오르면서 대한한돈협회가 추진 중인 모돈 감축 운동이 양돈농가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8일까지 ‘모돈 감축 동의서’를 협회에 제출한 농가는 335곳(전체 회원농가 4020곳 대비 8.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농가가 감축하겠다고 밝힌 모돈 마릿수는 모두 8800마리로, 당초 협회가 밝힌 모돈 감축 목표(9만마리)에 크게 못 미친다.

앞서 한돈협회는 8월까지 모돈 사육마릿수를 90만마리에서 81만마리로 10% 감축하는 모돈 감축 운동을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공급과잉으로 돼지고기 1kg당 생산비(4200원·한돈협회 추산)를 밑도는 경락값이 오랜 기간 이어지며 농가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다수 양돈농가 사이에서 모돈 감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대대적인 감축 운동이 추진됐다.

농가들이 모돈 감축 운동에 소극적 자세로 돌아선 건 4월부터 돼지고기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4월 둘째주부터 경락값이 4200원을 넘었고 이달 들어선 5000원대 가격도 이어지고 있다. 나들이 철을 맞아 돼지고기 소비가 늘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전세계 확산으로 돼지고기 수입량이 줄어서다.

충남 예산의 한 양돈농가는 “수개월간 생산비를 밑돌던 돼지고기값이 최근 크게 오른 상황이니 지금 시점에선 모돈 감축에 나설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때 모돈 감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한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지난해 내내 저돈가였고 올해도 불과 몇달 전까지 생산비를 밑도는 가격이었다”면서 “가격 상승기라고 해서 모돈 감축을 소홀히 하면 여름철 이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돼지 출하량은 전년 대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월 돼지고기 등급판정마릿수는 159만3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7%나 늘었다.

한돈협회는 “수급안정과 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모돈 감축이 꼭 필요하다”면서 “계획대로 모돈 감축이 이뤄지도록 농가 독려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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