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자조금 ‘산 넘어 산’

입력 : 2020-03-25 00:00 수정 : 2020-03-25 23:46

폐지 위기 넘기자 관리위원장 해임 결의 절차 문제로 대립

주요 사업 방치…올해 사업계획 농식품부에 제출 못해



폐지 위기를 간신히 넘긴 닭고기자조금이 이번엔 관리위원장 해임을 두고 갈등에 휩싸여 제 역할이 의문시되고 있다.

닭고기자조금 대의원회는 3월6~16일 진행한 서면 결의를 통해 오세진 전 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장을 최근 해임했다. 닭고기자조금의 폐지 위기와 거출률 저조에 대한 책임을 오 전 관리위원장에게 물은 것이다.

관리위원장 해임 추진은 2월초 전체 대의원 70명 중 20명이 제출한 해임요청서가 발단이 됐다. ‘축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적 대의원의 25% 이상이 해임을 요구하면 대의원회는 결의를 추진해야 한다. 또 결의에 참여한 대의원 과반이 해임을 찬성하면 이를 집행할 수 있다. 해당 결의에선 대의원 37명이 해임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임 결의의 절차상 문제를 두고 당사자인 오 전 관리위원장과 남상길 닭고기자조금 대의원회 의장이 서로 대립하고 있어 내홍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먼저 오 전 관리위원장은 찬성표 중 일부를 무효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면 결의서엔 우편과 팩스 이외 회신방법이 적혀 있지 않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관리위 직원에게 전송한 대의원 8명의 표를 배제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제외하면 찬성표는 과반 미만이 돼 해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 서면 결의를 진행해 온 남 의장은 절차상 문제를 드는 건 ‘생떼’라며 일축하고 있다. 닭고기자조금 폐지 여부를 놓고 진행된 서면 결의에선 4건의 휴대전화 회신을 유효표로 인정했으면서 이제 와서 이를 부정하는 건 이중잣대라는 반박이다.

일각에선 2월 폐지를 모면한 닭고기자조금이 곧바로 임원간 공방에 빠져 정말 필요한 사업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는다. 거출률 제고, 소비홍보 등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사업계획이 아직도 대의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여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조금단체 대부분이 지난해말까지 내부 절차를 모두 완료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사업계획을 제출했는데, 닭고기자조금은 자조금 폐지와 위원장 해임 여부를 묻느라 아직 사업계획도 내지 못한 상태”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관리위 관계자는 “대의원회 운영은 의장 권한이라 우리 마음대로 안건 순서를 정할 순 없었다”며 “되도록 빨리 사업계획을 올릴 예정이지만, 해임 결의와 관련해 아직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선호 기자 prefer@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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