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출하 늦어져 백신효과 떨어진 탓인데”…과태료 날벼락

입력 : 2019-12-11 00:00

구제역 항체검사 기준미달 농가의 이유 있는 항변

ASF 발생으로 이동제한 출하 한달 넘게 지연

“정부 방침 따라 접종했지만 기준미달…과태료 너무해”

재검사 기회 절실 목소리



“정부 방침에 따라 총 2회 구제역 백신접종을 제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출하가 한달 넘게 늦어졌습니다. 출하가 늦어지면서 백신효과도 떨어진 건데 이번 도축장 검사에서 1차 적발만으로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너무 억울합니다.”(충남지역의 한 농가)

구제역 백신을 2차례 접종했음에도 도축장 항체검사에서 기준미달로 과태료를 받은 사례가 속출하면서 해당 농가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1일부터 이달말까지 ‘겨울철 구제역 특별방역대책’의 일환으로 도축장에서 항체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4일 기준 4157곳의 양돈농가에 대한 도축장 검사가 이뤄졌고, 이중 142농가(3.4%)가 기준미달로 판정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1회 적발에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4회 이상 적발되면 농장폐쇄 또는 6개월 이내 사육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적발된 농가들은 과태료 사례속출에 대해 “ASF 발생 이후 반복된 일시이동중지명령 및 출하제한 조치에 따라 출하가 늦어지면서 백신효과가 떨어진 결과”라고 항변했다. 충남지역의 한 농가는 “8주령과 12주령 각각 한번씩 정확하게 백신을 접종했고 그동안은 구제역 항체검사에서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며 “방역정책에 따라 출하가 한달이나 늦어져 백신효과가 자연스럽게 떨어진 건데, 도축장에서 1회 검사만으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지역의 다른 농가는 “원래는 도축장 모니터링 검사에서 항체형성률이 기준미달로 나오면 다시 농장에서 확인검사를 한 뒤 과태료를 부과했었다”며 “이번에는 농장 확인검사 절차도 없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심히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돈협회는 “정부와 공동으로 18곳의 농장에서 실험한 결과, 백신접종을 2회 실시했음에도 24주령 돼지 채혈검사 때 기준미달을 보인 사례가 3곳이나 있었다”며 “ASF 방역조치로 정상 출하시기(26주령)보다 출하가 늦어지면 항체형성률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도축장 1회 검사만으로 항체형성률 미달농가를 ‘백신접종 명령 불이행’으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최소한 해당 농가에 재검사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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