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위기’ 이용해 장사하는 사람들

입력 : 2019-12-02 00:00

국산 돼지고기 불신 조장하며 외국산 홍보…농가 ‘눈살’

“값 회복세에 찬물 끼얹나”



일부 축산물 판매업체가 자사 돼지고기 홍보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악용해 양돈농가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이베리코 돼지고기 판매업체는 블로그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ASF 발생지역 걱정 없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먹는 게 어떠냐”고 홍보했다. 해당 블로그엔 제품 사진과 함께 “오랜만에 ASF 걱정 없이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후기가 올라와 있었다. 이는 자칫 ASF 발생지역의 돼지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친다. 이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국내산 돼지고기와 ASF를 연결함으로써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을 조성할 수 있다.

또 다른 업체는 자사의 국내산 돼지고기 브랜드 홍보 팸플릿과 보도자료에 “단 한번도 아프지 않은 건강한 돼지만 도축한 프리미엄 돼지고기”라는 문구를 넣었다. ASF라는 단어는 없지만 ‘아프지 않은’ ‘건강’ 등의 표현은 현재 양돈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ASF를 떠올리게 한다. 일부 언론은 이 문구를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달았고, 온라인 판매사이트도 이 표현을 브랜드 이름 옆에 써놓고 홍보 중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양돈농가들이 모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민폐 마케팅’이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 농가는 “아프지 않았던 돼지의 기준은 무엇이냐”며 “잘못하면 다른 돼지는 모두 아팠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일부 업체의 이기적인 마케팅이 가까스로 회복 중인 돼지고기값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이다. ASF 발생 이후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돼지 지육 경락값이 10월 중순 1㎏당 2000원 후반대까지 하락했었다. 그러다가 농협과 대한한돈협회 등 생산자단체가 펼친 소비촉진 행사 덕에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월29일 기준 전국 돼지 지육 경락값(탕박, 등외·제주 제외)은 1㎏당 3808원이다.

일부 업체의 이러한 행태에 한 업계 관계자는 “‘나 혼자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을 버리고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ASF를 떠올리는 부정적인 마케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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