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피해농가에 530억원 긴급지원은 빛 좋은 개살구”

입력 : 2019-11-13 00:00 수정 : 2019-11-14 00:12

농가당 평균 빚 11억원에 대부분 담보 여력도 부족해

추가 융자 사실상 불가능 “또 보여주기식 정책” 분통

한돈협, 경기도와 지원 모색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수매·살처분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한 경영안정자금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담보 여력이 부족한 농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농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ASF 수매 살처분 농가에 대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53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방적 살처분 및 수매·도태에 참여한 인천·경기·강원지역 농가가 대상이다. 가축 입식비, 사료비, 시설 수리·유지비, 축산 관련 채무상환, 고용 노동비 등에 한농가당 최대 5억원까지 연 이자율 1.8%(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또는 3년 거치 일시상환)로 융자해주겠다는 게 골자다.

농가들은 이 대책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기 어려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각 농가가 해당 융자를 받으려면 별도의 담보 여력이 있거나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보증한도가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농가들이 시설투자, 양돈장 현대화사업 참여 등으로 대출을 받다보니 이미 담보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추가로 자금을 빌리는 것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가 경기 파주·김포·연천, 인천 강화 등 ASF 발생농장 및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진 농장 179곳을 최근 전수조사한 결과 해당 농장들의 전체 융자금 규모가 1967억원(한농가당 10억9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농가가 정책자금으로 빌려쓰는 금액이 평균 1억9200만원에 이르며, 이것으로 부족해 일반 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9억700만원씩 대출받은 상황이다.

경기 연천의 한 양돈농가는 “정부의 방역정책에 협조해 예방적 살처분에 참여했으니 재입식이 이뤄질 때까지 정부가 농가의 이자 부담을 덜어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며 “그런데 농가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정부의 또 다른 ‘보여주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담보나 농신보 보증 여력이 없으면 해당 자금을 지원받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한돈협회는 담보 여력이 부족한 농가들도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은 “우선 경기지역 살처분 농가부터라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경기신용보증재단의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도와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경기도 농업발전기금 한도를 늘려 연 1%대 이자율로 농가들에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담보 여력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할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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