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양돈농가 “수매·도태 압박, 더이상 못 참아”

입력 : 2019-11-08 00:00 수정 : 2019-11-09 23:46
5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철원 양돈농가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에 참석한 농민 200여명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살처분정책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항의 “방역 의무 다했는데 지역 고립화정책 추진”

적정 보상·재입식 보장 요구



“우리가 호의호식하자고 모였습니까? 예방적 살처분에 따른 정당한 보상과 재입식을 보장해달라고 모였습니다.”

“우리 요구가 무리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도 이 나라 국민입니다!”

5일 정오,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 공터에 흰색 방역복을 입은 사람 200여명이 모였다. 강원 철원 양돈농가의 생존권을 지키고 정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살처분정책을 따지기 위해 모인 양돈농가들이었다. 이들이 착용한 방역복과 방역화에서 “농민들은 지금 방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왜 정부는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지 않는가”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날 집회는 최근 농식품부가 강원 철원 양돈농가를 고립화하는 방식으로 수매·도태를 유도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달 남방한계선 10㎞ 이내 철원지역 28개 농가에 대해 ‘희망수매’라는 명목으로 살처분을 추진했다. 하지만 희망농가가 13곳에 그치자 1일부터 철원군 전체를 핵심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생축과 분뇨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는 등 고립화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철원지역 농가를 비롯한 양돈농가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농식품부 앞에 모인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수매·도태를 거부하자 정부가 강압적으로 양돈농가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ASF 비발생지인 철원지역 고립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예방적 살처분 농가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재입식 보장 ▲사육돼지에서 야생멧돼지로 방역정책 초점 전환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연단에 오른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특단의 조치로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진 만큼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며 “재입식 기준과 양돈산업 영위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철원 ASF비상대책위원회는 “농식품부가 ‘접경지역 5㎞ 인근에 걸쳐 있는 철원 농가 4곳이 수매에 응할 경우 최근 내려진 강화조치를 접겠다’고 했지만 비대위는 이를 거부한다”며 “수매에 응하기보다 농가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비대위는 “보상금과 관련해서 정부는 ‘살처분 보상금을 충분히 주지 않느냐’ ‘생계지원자금도 주고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며 “정부는 기존 입장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철원 양돈농가들은 고립화 중단, 멧돼지 소탕, 농가 보상대책 마련 등의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농식품부에 전달했다.

세종=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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