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반토막…살처분 보상금도 낮아져

입력 : 2019-10-18 00:00

보상금 산정할 때 살처분 당일 시세 반영하는데 ASF 여파로 가격 급락

9월 최고 6000원대서 10월 3000원대로 눌러앉아

농가 “생산비도 못 건져” 합리적 책정기준 마련해야



전체 돼지 수매·살처분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접경지역 양돈농가들이 돼지고기값 급락에 또 한번 울상짓고 있다. 살처분 보상금은 살처분 당일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최근 돼지고기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보상금마저 덩달아 줄었기 때문이다.

양돈업계에 따르면 돼지고기값은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ASF 발생 직전인 9월16일 지육 1㎏당 4403원이었던 전국 돼지고기 평균 경락값(탕박, 제주·등외 제외)은 17일 5838원, 18일 6201원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서 10월2일부턴 3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15일 현재 전국 돼지고기 평균 경락값은 3073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3718원)보다 17.3% 낮다.

이는 전국적으로 발령됐던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이 9월28일 오후 해제되면서 돼지 공급량이 일시에 급격히 늘어난 데다 소비위축까지 더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돼지고기값 하락에 보상금도 함께 줄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에 따라 살처분 당일 돼지고기 시세로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때 비육돈ㆍ모돈 등 돼지 용도에 따라 산정식이 다른데, 비육돈의 경우 탕박돼지 전국 평균 도매가격에 살처분 농가의 사육마릿수와 각 돼지의 체중을 반영해 보상금을 산정한다. 살처분이 돼지고기값이 약세를 보인 이후 진행됨으로써 농가들은 생산비(1㎏당 4200원, 업계 추정)에 훨씬 못 미치는 기준으로 산정된 보상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상금을 현실에 맞게 책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운상 대한한돈협회 경기 파주지부장은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으로 돼지고기값이 올랐을 땐 보상금 산정기준을 바꾸더니 이번처럼 떨어졌을 땐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할 때마다 공급부족으로 돼지와 육계값이 오르자 지난해 9월말 보상금 산정기준을 당초 ASF와 같은 살처분 당일 시세에서 ‘최초 발생시점의 전월 평균시세’로 조정한 바 있다. 이 지부장은 “농가들이 손해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상금을 책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과 AI는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가축전염병이어서 보상금 기준을 논의할 시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ASF는 이번에 처음 겪는 일이어서 아직 논의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농가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