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축분문제에 강경 조치 …농가 “규제 지나쳐”

입력 : 2019-09-11 00:00 수정 : 2019-09-15 23:47
제주 제주시 해안동의 한 양돈농장 인근 도로에 가축분뇨가 흘러 넘친 모습. 대한한돈협회는 “이는 가축분뇨 이송펌프의 작동 부실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며 행정처분에 비고의성을 참작해줄 것을 제주시에 요청했다. 사진제공=제주시청

사용중지·시설 허가 취소 등 무거운 행정처분 잇따라 감경조항 있어도 고려 안해

양돈농가, 불안감 호소 “축산냄새 관련 규제 악취방지법으로 일원화를”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내 양돈장을 대상으로 무거운 행정처분을 내리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가 각 지자체에 행정처분 완화를 요구하고 환경부에 규제 적용기준 일원화를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경남 김해시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에 따른 악취배출 허용기준 초과를 이유로 8월 주촌면의 양돈장 2곳에 사용중지명령 1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농가들은 “악취발생에 따른 규제는 가축분뇨법이 아니라 ‘악취방지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한돈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악취로 문제가 됐던 경기 용인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시·군은 악취방지법에 따라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한 후 개선명령과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고 전제한 뒤 “행정처분 관련 상세기준이 있는 악취방지법을 적용하지 않고 가축분뇨법을 적용해 사용중지명령 처분을 내린 것은 지나치다”며 처벌 완화를 요구했다. 가축분뇨법에는 가축분뇨 관련 모든 위반사항에 대해 사용중지를 명할 수 있는 ‘개선명령 불이행 조항’이 있다.

제주 제주시 해안동의 한 농장은 ‘가축분뇨 중간 배출로 인한 공공수역 오염’을 이유로 가축분뇨 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처분을 받았다. 이 건에 대해서도 한돈협회는 “이 경우는 가축분뇨 이송펌프의 작동 부실로 일어난 비고의적인 일”이라고 지적한 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아닌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로 인한 것이면 감경 적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가축분뇨의 관리에 관한 조례’의 일반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허가 취소처분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양돈농가들의 항의에도 김해시와 제주시는 ‘적법 절차에 따른 행정처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돼지 사육을 1개월 중지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과태료 처분으로 대체하겠다”면서도 “가축분뇨법을 적용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 역시 “18일 청문회에서 해당 농가 의견을 들을 예정이지만 기본적으로 허가 취소처분에 대한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지자체에서 무거운 행정처분이 내려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다른 지역 양돈농가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경북 군위의 한 양돈농가는 “악취방지법이 있는데도 가축분뇨법을 끌어다 사용중지명령을 내리거나, 감경조항이 있는데도 이를 적용하지 않고 농장 허가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사실상 양돈농가 죽이기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경기 이천의 양돈농가는 “과도한 법 적용 사례가 우리 지역에도 이어질까봐 불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축산냄새와 관련한 규제 적용 때 악취방지법으로 일원화해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고, 지자체의 과도한 규제와 관련해 농가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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