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한우고기에 빠진 유튜버 오스틴 기븐스, 한국 소~굿

입력 : 2019-08-15 00:00
위풍당당 한국농업-프레임을 창조하다

■ 한국축산

“Do you know Hanwoo?(두 유 노우 한우·한우를 아세요?)”

한국 사람들이 으레 외국인에게 묻던 ‘Do you know?(두 유 노우·아세요?)’ 시리즈는 이제 촌스러운 말이 됐다. 멋모르고 질문하면 세계로부터 한국의 것을 기어코 인정받아야겠느냐는 비난을 듣기 일쑤다.

하지만 이 촌스러운 질문을 유튜버인 오스틴 기븐스(31·대전)에게 던진다면? 모자를 푹 눌러쓴 그는 풍성하게 자란 수염 사이로 하얀 이가 드러나게 웃고는 기꺼이 답할 것이다. “Yes, Of course!(예스 오브코스·말해 무엇해!)”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유튜브채널 ‘Eating what is given(이팅 왓 이스 기븐)’을 운영하는 미국인 오스틴 기븐스.

한국 음식 소개하는 미국인, 4년 전 한우숯불구이 먹고 그윽한 향에 푹 빠져

서울 마장동 축산시장 방문기·대구 별미 ‘뭉티기’ 먹방 등 관련 영상 12편 올려 눈길

“외국인, 한우고기 관심 많지만 정보 부족…널리 알리고파”



미국인 기븐스는 한국을, 그리고 한우를 사랑한다. 유별난 한우 사랑은 그가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유튜브채널 ‘Eating what is given(이팅 왓 이스 기븐)’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을 방문해 ‘1++(투플러스)’ 등급 한우의 발골과정을 보고, 대구까지 가서 별미인 한우 ‘뭉티기(생고기)’를 맛본다.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가다 횡성한우축제 간판을 보고 차를 세우기까지 한다. 기븐스가 아내 코트니를 비롯한 여러 친구와 함께 올린 한우 관련 영상은 12개로, 조회수가 적게는 6만회에서 많게는 20만회에 달한다.


“4년 전 친구를 따라 한우고기를 파는 식당에 갔을 때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어요. 타닥타닥 타오르는 숯불에 막 자른 신선한 등심을 올렸을 땐 탄성이 절로 나왔죠. 그때부터 미국산 쇠고기보다 깊은 향이 나는 한우고기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소주로 입 헹구고 한점, 청국장 한술에 또 한점. 기가 막히죠.”


한우고기맛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웠던 기븐스는 유튜브를 통해 이를 알리기로 했다. 그의 가방엔 언제나 마이크가 달린 유튜브용 디지털카메라가 들어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카메라도 돌아간다. 먼저 음식이 나오면 구독자들이 보기 좋도록 확대해 찍는다. 맛깔스레 한입 먹고 풀어놓는 음식지식은 덤이다. 영상편집과 자막번역은 한국인 친구들이 도와준다. 유튜브에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인 영상은 많지만, 기븐스는 이들과는 색다른 영상을 만들고 싶어한다.

“미국인이 한우고기를 먹고 감탄만 하는 영상, 과연 재밌을까요? 한우고기가 어떻게 손질되는지, 가격과 질감은 어떤지, 진짜배기 한우고기는 어디서 맛볼 수 있는지 등 구독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줘야죠. 잘 모르는 부분은 한국인 친구들이나 음식점 사장님에게 꼬치꼬치 캐물어요. 필요하면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집안 대대로 정육점을 하는 가족에게도 물어보고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기븐스는 한우고기 부위에 영어 오역이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꽃등심을 제대로 번역하면 ‘Rib-eye(립아이)’지만, 일부 번역기에선 ‘Flower sirloin(플라워 설로인)’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은 상상 이상으로 한우에 대해 알고 싶어해요. 하지만 제대로 알려주는 곳을 찾긴 어렵죠. 그런 점에서 제 유튜브는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에요. 궁금한 점을 영상으로 올리면 구독자들이 댓글로 답해줄 때도 많아요.”

그의 진심이 닿았을까. ‘이팅 왓 이스 기븐’ 채널의 구독자는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 만에 2만5000명을 넘었다.

유튜브 댓글을 살피면 외국인 구독자만이 아니라 한국인 구독자들의 반응도 좋다. 4개월 전 올린 ‘인생 고기, 한우를 만나다! 외국인 반응!’ 영상엔 댓글이 350개 넘게 달렸다. 구독자들은 ‘혹시 전생에 한국인이었나요?’ ‘세계 최고의 고기라니 감사합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댓글로 남겼다. 자신만의 비밀 맛집을 슬쩍 공유한 댓글도 있다.

오스틴 기븐스의 유튜브채널에 올라온 한우고기 먹는 영상을 캡처한 화면.


“앞으론 한우 특수부위에도 도전할래요. 또 한우농가를 방문해 식탁에 오르기까지 소를 어떻게 기르는지도 영상으로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열손가락으로도 꼽기 모자라다는 기븐스에게서 한우에 대한 호기심과 깊은 사랑이 느껴졌다. 끝으로 그는 아직도 한우를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마디 남겼다.

“한우고기는 전세계인을 매료시킬 만한 풍미와 맛을 지녔어요. 한우고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에 올 이유는 충분해요. 오세요, 그리고 맛보세요!”

대전=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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