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능력 암소 도태사업 참여 부진…‘2011년 악몽’ 막아라

입력 : 2019-07-12 00:00

한우 사육마릿수 줄이려 올해 사업 시작했지만 최근 송아지값 올라 ‘시들’

올 상반기 1만여마리 신청 소값 안정화엔 역부족 농가,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우업계가 소값 안정화를 위한 선제조치로 암소 도태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농가들의 반응이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올해부터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신해보지 않은 소(미경산우) 중 유전능력평가 하위 30%인 개체, 이모색(얼룩무늬 또는 반점) 등 외모불량 소, 발육부진 소, 난폭우 등을 도태 신청하고 비육해 출하하면 지원금 30만원을 주는 사업이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도 올해 ‘저능력 암소 출하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54개월령 이하이면서 2산차 이하인 저능력 암소이며, 지원금은 30만원이다.

하지만 한우협회와 농협의 사업 참여 독려에도 농가들의 호응은 뜨뜻미지근하기만 하다. 송아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기준 6~7개월령 수송아지 산지값은 433만7000원, 암송아지는 335만3000원이다. 올 1월만 해도 수송아지는 300만원대 중반, 암송아지는 300만원대 초반이었는데 30만~1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이렇다보니 능력이 떨어지는 송아지라도 일단 낳아 파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농가 사이에서 돌고 있다. 심지어 도태사업을 신청했다가 취소하는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값이 안 좋을 때는 도태사업에 선뜻 참여했으나 소값이 좋아지자 신청을 취소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익이 걸려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우협회와 농협경제지주의 도태사업에 신청한 마릿수는 상반기 기준 모두 1만여마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만마리로는 도태사업이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암소 1만마리를 감축하면 번식률을 70%로 봤을 때 송아지 7000마리를 줄이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12개월령 미만 송아지 마릿수가 84만마리임을 고려하면 1%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사업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성과를 거두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연간 1만마리로는 부족하다”며 “더 많은 농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선제 감축이 없으면 부메랑은 농가에 돌아간다고 경고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축산관측에 따르면 2022년이면 한우 사육마릿수가 320만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를 2011~2012년 사육마릿수 과잉으로 소값이 폭락했을 때의 실제 마릿수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달 한우 지육 도매값은 1㎏당 1만7000원대인데, 2011년 폭락했을 때는 1만2000원대였다.

업계에선 소값 폭락이 재현되는 것을 막으려면 농가들이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송아지값이 계속 올라가자 농가들 누구도 사육마릿수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아 가격이 폭락했고, 결국 불황이 4~5년 이어졌다”며 “농가들이 도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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