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몸통 흔드는 돼지고기값 결정기준

입력 : 2019-07-08 00:00 수정 : 2019-07-08 23:40

전체 도축마릿수 5%로 값 도출…시장 반영 못해 하루 차이로 가격 ‘들쑥날쑥’

한돈협·육가공업계, 개선 자체엔 공감하지만 의견 달라…해결 난항

한돈협회 “잔반 급여 돼지가 문제…경락가격 계산 때 제외를”

육가공업계 “값 낮추는 돼지만 제외? 형평성 어긋나 안돼”



돼지고기 기준값에 대한 양돈업계의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돼지값은 전국 공판장에서 나온 평균 경락값을 기준으로 하는데, 경락값의 등락폭이 커 안정적이지 않고 공판장에 상장되는 돼지의 비중이 줄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도매시장에 상장된 돼지는 모두 8만2705마리로 전체 도축마릿수(146만8846마리)의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지난해말 6.8%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도매가격이 들쑥날쑥한 사례도 여전하다. 6월5일 4474원이던 탕박 1㎏ 도매가격은 다음날 11.1%(499원) 떨어진 3975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날인 7일엔 다시 20.8%(827원) 오른 4802원으로 집계됐다. 5.6%에 불과한 표본을 바탕으로 전체 기준값이 정해지다보니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상황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한돈협회는 “도매시장 경락값을 기준으로 삼는 현행 결정구조 내에서 문제점을 수정해나가자”는 입장이다. 상장마릿수는 줄었어도 전국 공판장에서 나온 가격을 통해 결정된 값이기 때문에 여전히 대표성을 띠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한돈협회는 현재 경락값을 왜곡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잔반 돼지에 있다고 보고, 도매시장에서 평균값을 계산할 때 잔반 돼지를 제외해줄 것을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등급의 잔반 돼지가 공판장에 출하됨으로써 평균 경락값을 끌어내린다는 이유에서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가격안정과 소비자 신뢰를 위해 잔반 돼지를 등외 등급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돈협회의 주장에 육가공업계는 “값을 높일 수 있는 돼지는 포함하고 그렇지 않은 돼지는 제외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현재 도매시장 경락값의 불안정성을 없앨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육류유통수출협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과제를 수행해줄 것을 수차례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경연은 “새로운 가격결정 구조를 만드는 데 우리가 나서는 것은 공정거래와 관련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부담스럽다”면서 “현재의 부작용을 해소하려면 상장마릿수를 늘리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돈업계 일각에선 “한돈협회와 육가공업계가 반목을 멈추고 장기적 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수입 돼지고기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산업 위기감이 커진 상황인 만큼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함께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승헌 건국대학교 축산학과 교수는 “각자 입장만 반복하다가는 수입육 대체현상이 가속화해 한돈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선 양쪽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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