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업’ 신설 검토…축산농가 접종비 부담 커질까 우려

입력 : 2019-05-15 00:00 수정 : 2019-05-15 23:52

농식품부, 도입 논의 꾸준

전문가에게만 접종 맡기면 자가접종 농가 부담 가중 지원책 마련 절실

농장에 외부인 출입 땐 방제 불리할 수 있어
 


농림축산식품부가 전문가를 활용한 구제역 백신접종 의무화를 적극 검토하면서 농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10일 서울 서초구 제2축산회관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제역 방역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주요 안건은 백신접종업 신설로, 이는 수의사에게 교육받은 대행업체 또는 사람이 농가를 직접 방문해 백신주사를 놓는 제도다. 정부는 소·돼지 사육농가 중 구제역 백신 미접종 농가가 여전히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이 제도를 추진해왔다. 아직 전문가를 통한 백신접종 의무화의 대상과 범위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

현재 한우의 경우 사육마릿수 50마리 미만 농가만 공수의가 의무적으로 백신을 놓고 있으며, 백신접종비(백신값+인건비) 5000원은 정부가 지원한다. 돼지의 경우엔 사육마릿수 100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백신값(약 1800원)만 지원한다.

하지만 백신접종업이 도입되면 그동안 자체 접종하던 농가들도 별도의 비용을 들여 의무적으로 전문가에 백신접종을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농가들은 농식품부 계획에 걱정 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전문가 접종이 의무화되면 그만큼 농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소의 경우 1년에 2회 접종을 해야 하므로 100마리를 키우면 100만원의 돈이 추가로 든다”며 “정부 지원이 없으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성현 대한한돈협회 상무는 “전문가를 통한 백신접종은 농가 선택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최 상무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외부인이 농장에 출입하면 오히려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며 “의무화보단 농가가 접종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의사들도 8일 ‘백신접종업 신설계획 규탄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백신접종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이미 수의사가 해당 업무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업종을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현재 공수의사 800여명, 농장동물 임상수의사 1300여명으로 충분히 백신접종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백신접종업 도입은 철저한 백신접종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백신접종업 도입은 농가의 자율접종을 보완하는 제도”라며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으로 방역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6월1일부터는 구제역 백신 미접종 시 과태료가 상향된다. 적발 시 기존 1회 200만원, 2회 400만원, 3회 이상 1000만원이던 과태료가 1회 500만원, 2회 750만원, 3회 이상 1000만원으로 오른다.

박준하·박하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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