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농장은 전문가가 주사 놨는데…백신, 진짜 문제없나

입력 : 2019-02-15 00:00 수정 : 2019-02-16 23:55
경기 안성 젖소농장에서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1월30일 대전 서구의 한 농가에서 지방자치단체 축산 관계자가 소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구제역이 남긴 의문점과 근절 과제 (1)공수의 접종 소에서도 발병

첫 확진판정 안성지역 농가 접종 과정 완전하지 않아

구제역 발생했다는 방역당국 해명 설득력 잃어

농가 주장

전문가 접종 소 검사 결과 모든 개체에 항체 생겨 백신 효능에 의혹 제기

전문가 의견

바이러스 유전자가 변이해 기존 백신 맞지 않을 가능성도
 



구제역이 소강 국면을 맞았다. 1월28·29일 경기 안성에서 연달아 발생한 구제역은 31일 충북 충주 한우농가 이후 보름 넘게 추가 발생이 없는 상황이다. 2월13일 기준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한 살처분 마릿수는 소 2040마리, 염소 232마리 등 모두 2272마리다. 구제역이 잠잠해지자 일각에선 예전 발생사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넘겼고 추가로 나온다고 해도 산발적인 발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렇지만 이대로 종식되더라도 이번 구제역은 공중방역수의사(공수의)가 백신을 접종한 농가에서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점, 감염항체(NSP)가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점 등 여러 측면에서 방역당국에 숙제를 남겼다. 이번 사태에 대해 농가들이 제기하는 의문점과 구제역 근절을 위한 과제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공수의가 접종했는데도 발생=백신 효능 논란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발생농가 3곳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 특히 세번째 발생농장인 충주의 한우농장은 지난해 9월 공수의가 직접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는 공수의가 직접 주사를 놓고, 이보다 큰 규모의 농가는 자가접종한다. 돼지는 규모와 상관없이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농가가 직접 접종하거나 공수의가 대신한다.

이런 상황은 구제역 상황 초기 방역당국이 내놓은 해명을 무색하게 만든다. 첫 구제역 확진판정을 받은 안성의 젖소농가가 접종을 마친 것으로 확인되자 방역당국은 “백신접종 과정이 완전치 않아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이같은 방역당국의 주장대로라면 숙달된 전문가가 직접 접종한 세번째 농가에선 구제역이 발생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군다나 공수의가 접종한 소 11마리에 대해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항체형성률이 100%로 확인됐다. 공수의가 올바른 요령으로 접종했고, 모든 개체에 항체가 형성됐는데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농가들이 백신 효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경북 의성의 한 한우농가는 “암소의 유·사산, 폐사 등 백신 부작용을 감수하고 농가는 방역당국의 지시에 따라 백신을 접종했다”면서 “그런데도 구제역을 완전히 막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방역당국은 단 한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백신 효능, 지금도 유효할까=이런 의혹에 방역당국은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은 효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주장의 근거로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번 안성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2017년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상동성(동일성)이 높고, 당시 사용해서 효과를 본 백신을 현재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과거에도 효과가 나타났으니 같은 계열로 밝혀진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017년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와 검역본부의 검사 결과 당시 사용한 백신은 유행하던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가축 개체별 특성에 따라 임상증상이 나타났을 뿐 백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이러한 주장에도 의혹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구제역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변이해 예전부터 사용 중인 백신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O+A형’ 2가 백신은 2016년부터 사용 중인데, 그 사이 바이러스가 변이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구제역 전문가는 “바이러스 유전자는 1년에 1% 변한다”면서 “아무리 작은 변화지만 이를 간과한 채 과거에 나타난 백신의 효능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믿는 방역당국의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많은 전문가는 국내외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방어력을 매년 평가할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그렇지만 방역당국은 이런 요구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내 잔존 바이러스의 변이 추세를 계속 검토하고 여기에 맞게 백신을 준비해야 효과적인 백신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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