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수입 쇠고기 곧 공습… 한우산업 미래 ‘먹구름’

입력 : 2019-01-11 00:00 수정 : 2019-01-12 23:51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수입 쇠고기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급화되는 추세다. 사진은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내 수입육 코너에 진열된 수입 쇠고기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GS&J 인스티튜트, 가상 시나리오 발표

2001년 쇠고기 수입 자유화 후 수입육 1인 연간 소비량 늘어

고급화 땐 한우고기 대체 가능 송아지값 하락·입식 열기 ‘뚝’ 한우산업 급격한 위축 우려

스페인 흑돼지 ‘이베리코’처럼 프리미엄 수입육 등장하기 전 차별화 대책 마련 본격화해야
 


한우산업이 수입 쇠고기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빠르게 고급화·다양화되고 있는 수입육이 한우고기를 대체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우고기 인기 속 수입 쇠고기 고급화는 위험=2001년 쇠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수입 쇠고기와 한우고기 소비량은 함께 꾸준히 증가해왔다. 1인당 수입 쇠고기 소비량이 2001년 4.6㎏에서 2017년 6.7㎏으로 늘었는데 같은 시기 한우고기(육우 포함)도 3.5㎏에서 4.6㎏으로 증가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한우고기 수요가 일시 감소했지만 이후에는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18년 수송아지값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송아지값이 높다보니 번식의향도 증가해 비육은 물론 번식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같은 한우고기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입 쇠고기 소비가 갈비 중심에서 살코기 중심으로, 냉동육에서 냉장육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만약 수입육의 고급화가 확산되면 상대적으로 한우고기의 차별성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수입육이 국내 쇠고기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우 미래, 수입육 대체성에 달려=수입육의 대체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우고기와 수입 쇠고기의 차별성이 사라져 소비자가 이 둘을 비슷한 상품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한우고기보다 더 저렴한 수입 쇠고기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민간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는 한우고기와 수입육의 대체성 변화에 따라 한우산업이 어떻게 달라질지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발표했다. 지난해 2·4분기 자료를 기준으로 자체 한우전망모델인 코카스(KOCASS)를 활용한 결과다.

GS&J 인스티튜트는 수입육의 한우고기 대체성이 낮아 한우값이 주로 한우 수급에 따라 결정되고 송아지 입식 열기가 2025년까지 지속된다면 호황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낙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도매값은 지육 1㎏당 1만6000원 이상 수준을, 수송아지값은 320만원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사육마릿수도 점차 늘어 2025년 320만마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대체성이 높아져 2020년부터 수입육이 한우고기값을 매년 1%씩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송아지 입식 열기도 사그라든다고 가정하면 한우산업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점쳐졌다. 수입육과의 가격차별이 줄어 도매값이 2022년 1만5500원 수준으로 하락하고 수송아지값은 250만원, 암송아지값도 180만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사육규모 역시 수익성 악화에 따라 2021년 이후 급격히 감소해 2025년말 270만마리 수준일 것으로 예측됐다.

◆차별화 대책 논의 본격화돼야=다수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비관적 시나리오에 동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입육이 고급화될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더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미국산·호주산 쇠고기 관세가 각각 2026년, 2028년에 없어질 예정이어서 이때가 되면 쇠고기 수입량이 급증하고 한우고기값은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

표유리 GS&J 인스티튜트 책임연구원은 “송아지 입식 열기가 이미 8년간 지속돼왔으므로 한우고기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입식 열기도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면서 “비관적 시나리오를 현실적 전망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 내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양돈업계가 <이베리코> 등 고급 수입육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한우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우고기값이 비싸다보니 수입 쇠고기를 사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쇠고기시장에 <이베리코>와 같은 프리미엄 수입육이 등장한다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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