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공정성 잃었다”…닭고기자조금 좌초 위기

입력 : 2018-12-07 00:00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 자조금 납부 잠정보류

불공평한 부담 즉각 멈추고 거출률 80%까지 상향 등 촉구

선결조건 3개월 내 미이행 땐 탈퇴 등 중대 결정 내릴 것



닭고기자조금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이하 농가협의회)가 이달부터 자조금 납부를 잠정 보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농가협의회는 하림·참프레·마니커 등 계열화업체와 위탁사육계약을 맺은 육계농가들의 대표 협의체로, 육계협회 회원농가들이기도 하다. 전국 육계농가의 70% 이상이 농가협의회 회원이다.



◆내는 사람만 내는 자조금=농가협의회 소속 농가들이 이같은 단체행동에 나선 이유는 ‘자조금의 불공평한 부담’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서다. 닭고기자조금은 최근 5개년 평균 거출률이 44% 수준에 불과하다. 올 11월까지 납부된 거출금도 고지금액의 24.1%에 그친다. 게다가 11월19일까지 납부된 거출금(10억5500만원) 중 70.4%인 7억4300만원을 육계협회 회원농가가 냈다.

이같은 문제가 매년 되풀이되는 탓에 농가협의회 소속 회원들과 계열화업체는 1월 열린 2018년 제1차 육계협회 이사회에서 자조금 참여의 선결조건으로 무임승차 배제를 제시했었다.

농가협회의회 관계자는 “1년이 다 되도록 자조금제의 첫째 원칙인 ‘무임승차 배제’방안이 강구되지 않았다”면서 “대의원회와 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조금 분담률에 따른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자조금 운용의 공정성이 결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자조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농가와 계열화업체들이 ‘자조금을 내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농가협의회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에 육계협회는 냉동닭고기를 불우시설에 기부하는 등 수급조절사업에 나서려고 했으나, 자조금이 다른 용도로 다 쓰여 이를 추진하지 못했다. 올해도 육계협회 주관으로 사용한 자조금은 11월까지 1억6000만원으로 총 거출액의 15.2%에 불과했다.

◆정상화 안되면 탈퇴 불사=농가협의회는 11월28일 닭고기자조금제 참여 선결조건 이행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지금과 같은 자조금 운용의 파행이 지속되면 자조금 존립 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에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농가협의회가 제시한 선결조건은 ▲향후 3개월 안에 자조금 거출률 80%까지 상향 ▲축산단체별 납부 기여도에 따라 자조금 예산 배부 ▲자조금사업 운용상황 평가 ▲단체별 거출금 분담률에 따른 대의원 및 관리위원수 배분 ▲관련 문제 해결 위한 법령과 제도 정비·개선 등이다.

김상근 농가협의회장은 “우선 이달부터 자조금 납부를 보류하고 만약 선결조건이 3개월 안에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닭고기자조금 탈퇴 등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농가협의회가 이같은 조건을 내건 목적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자조금에서 탈퇴하려는 의도 때문으로 보고 있다. 24% 수준인 거출률을 3개월 안에 80%까지 올리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에 가까워서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대다수의 농가협의회 회원들은 자조금이 없어도 닭고기 소비홍보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거시적 관점에서 닭고기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거출금을 납부해왔는데 제대로 운용되지 않으니 탈퇴하고 싶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닭고기자조금제 무용론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문제다. 계열화업체들이 매년 50억~100억원가량의 홍보비를 각자 사용해 개별 닭고기 브랜드를 알리는데, 굳이 자조금으로 ‘닭고기’ 자체를 홍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주된 근거였다.

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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