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소음·먼지 등 환경분쟁 적극 대처 나서야”

입력 : 2018-11-14 00:00

업계 “분쟁조정위, 합당한 배상 사례 많지 않아”

재정 신청 많지만 기각 잇따라 객관적 자료 부족 원인 지목

인공수정증명서 등 서류 모으고 사진·영상 등 증거자료 남겨야 조사 땐 피해사실 적극 증언을



축산농가도 환경분쟁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도·도로와 터널 확대 등 각종 공사 탓에 갈수록 소음·진동·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는 늘지만 정당한 배상을 못 받고 있어서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가축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심한 소음에 노출된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줄고 사료를 먹은 만큼 살이 제대로 찌지 않아 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늘어난다. 비육우 역시 수태율 저하는 물론 성장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축산농가들은 환경부 소속 중앙 및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에 재정을 신청하고 있지만 피해만큼 합당한 배상을 못 받은 사례가 많은 실정이다. 재정은 말 그대로 일의 옳고 그름을 따져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일례로 충남 공주의 젖소농가 3명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인근 골재 생산업체에서 나오는 소음·먼지로 유량 감소 등의 피해를 입자 이 업체를 상대로 2억6000여만원의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재정을 분쟁조정위에 신청했다. 하지만 젖소농가의 요구는 기각당했다. 골재 생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인한 젖소의 피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분쟁조정위의 설명이다.

또 충북 청주의 한우농가인 김모씨 역시 분쟁조정위에 소음으로 인한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재정을 신청했다가 일부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김씨는 2015년 12월부터 6개월간 인근 산업단지조성 공사장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한우가 죽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산업단지공단을 상대로 3억2000만원가량의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의 재정 결과 김씨는 요구금액의 1.6% 수준인 580여만원밖에 배상받지 못했다.

경북 영천의 양돈농가 정모씨도 인근 고속도로공사장의 소음·진동으로 2억8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재정을 신청했다가 30% 수준인 9000여만원만 구제받는 데 그쳤다.

이같이 실제 피해에 걸맞은 배상을 못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농가가 피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한 축산 전문가는 “분쟁조정위가 (과거보다) 환경분쟁으로 인한 피해를 적극 인정해주고 있지만, 축산농가 스스로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약품·사료 구입 영수증과 인공수정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잘 보관하고 사육 현황도 꼼꼼히 기록·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육 현황은 사육마릿수와 분만 및 번식 상황, 예방 접종 실시현황 등을 말한다.

특히 공사장 소음 등으로 인한 가축 피해 때는 전문가와 상담한 뒤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증거자료를 반드시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분쟁조정위가 현장조사를 나가면 일반적으로 업체는 소음·먼지가 발생하는 작업을 중단하기 때문에 기준을 초과하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소음은 공사장에 투입한 장비의 종류나 대수 등을 토대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분쟁이 발생하면 조사 때 피해 사실을 적극 증언하고 증거자료를 제출하라”고 당부했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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