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편해야 산다”…한우 부위별 소비 양극화 심화

입력 : 2018-11-05 00:00 수정 : 2018-11-05 23:52

1인·맞벌이가구 증가로 식생활 패턴 급격히 간소화

등심·안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 매출 비중 늘고 국거리·우족 등 소비 날로 침체 부위별 가격 격차도 심각

유통업체들 “비인기 부위 부진 구이용서 보전할 수밖에 없어”

인기 부위 가격 갈수록 상승 소비자 외국산 갈아탈까 우려

비인기 부위 활용한 HMR·요리법 개발 등 대안 마련해야
 


1인 또는 맞벌이가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식생활 패턴도 급격히 간소화되고 있다. 한우 역시 요리해서 먹기 간편한 부위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밥상의 필수 요소였던 ‘국’을 먹는 습관이 줄어들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테이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등심·안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의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국거리·불고기용 정육 비중은 감소하는 등 부위별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이마트에 따르면 등심·안심·채끝 등 주로 구이용으로 소비되는 부위의 매출 비중은 2016년 31%에서 올해 40%로 9%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양지·사태 등 국거리·불고기용으로 쓰이는 정육의 매출 비중은 23.8%에서 18.7%로 5.1%포인트 감소했다.

우족·사골 등 부산물은 정육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가 변해 이제 집에서 7~8시간가량 끓여야 하는 사골 등을 찾는 소비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 양극화는 가격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분석한 전국 도매시장의 올해(10월31일까지) 한우 부분육 1㎏당 평균 경락값(1등급 기준)을 보면 안심은 6만8371원으로 2년 전(5만9458원)보다 15%가량 비싸졌다. 등심과 채끝 가격도 각각 약 12%, 15% 상승했다.

하지만 주로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양지는 같은 기간 3만5504원에서 3만5702원으로 소폭 올랐을 뿐이다. 심지어 사태는 2만5824원에서 2만868원으로 떨어졌다.

과거 영양식 재료로 인기를 끌었던 부산물은 더 하락했다. 사골값은 3738원으로 10년 전인 2008년(9300원)에 비해 60%가량 폭락했고, 우족도 6321원으로 10년 전(1만3253원)에 비해 반값 이하로 떨어졌다. 안심값이 10년 전(3만5573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상승한 것과 상반된 현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좀 과장하면 소를 마리단위로 구매하는 중도매인들은 소량의 구이용 부위를 팔기 위해 비인기 부위까지 사는 꼴”이라면서 “대부분 육가공업체의 창고는 팔리지 않는 부산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체들은 비인기 부위의 부진을 구이용에서 보전할 수밖에 없다. 인기 부위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례로 소 한마리에서 안심· 등심·채끝 세 부위가 차지하는 양은 10~20%에 불과하지만 가격 비중으로는 50%가 훌쩍 넘는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외국산 쇠고기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늘어 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우 구이용 부위의 가격이 치솟을수록 외국산 쇠고기의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지는 구조여서 그렇다.

전문가들은 한우의 비인기 부위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상품 및 요리법 개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유광준 마장축산물시장 한우협동조합장은 “그간 안일하게 대처해왔는데 이제라도 소비 트렌드 변화를 읽고 정체된 한우 비인기 부위의 소비를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한우의 전 부위가 골고루 소비돼야 한우값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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