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축산 모델농가 가보니…정밀 사료급여·송아지 포유 척척

입력 : 2018-08-10 00:00 수정 : 2018-08-12 23:52
한우 스마트축산 모델인 전북 임실 ‘범당골 한우랜드’의 신갑섭 대표가 자동급이기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축산 모델 전북 임실 ‘범당골 한우랜드’ 가보니

스마트폰으로 축사관리 번식우 140마리 사육하지만 농장서 하루 3시간만 일해

소 목에 고유번호 센서 달아 사료 섭취량 확인하고 개체별 공급량도 조절

면역력 약한 송아지는 로봇포유기로 설사 예방

“농진청 지원으로 모델 설치 관심농가는 선택적 도입을”
 



‘스마트축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고 노동력은 줄여준다는 달콤한 말에 ‘어디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을 하는 농가도 적지 않을 터다. 하지만 막상 축산분야의 스마트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마트축산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죠.”

전북 임실에 위치한 ‘범당골 한우랜드’. 이곳에는 번식우 140마리가 자라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번식우를 농장주 한 명이 관리하려면 보통 50마리까지가 한계라고들 한다. 하지만 신갑섭 범당골 한우랜드 대표(52)는 거의 3배에 달하는 한우를 거뜬히 사육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이른바 ‘스마트축사’에서 키우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것도 농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이 전부다.

신 대표가 스마트폰에서 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하자 축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내부 여러곳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이리저리 화면을 돌려보던 신 대표가 한 장면을 터치해 영상을 확대했다. 축사 한쪽 구석에 숨어 있는 송아지가 잡혔다. 360도로 회전하는 카메라 덕에 사각 없이 축사 내부를 확인하는 게 가능했다. 화질도 뛰어나 소의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신갑섭 대표가 급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바일앱 화면. 왼쪽 파란 네모 안이 개체번호와 센서번호다. 월령, 오늘의 섭취량, 목표 섭취량 등이 표시된다.

“언제 어디서나 카메라를 통해 축사 안팎을 살펴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금방 대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분만 예정일이 임박한 소를 지켜보면서 상태 변화를 점검할 수 있으니 편리하죠.”

신 대표가 또 다른 앱을 열자 사료 급이 현황이 나타났다. 각각의 소가 자동급이기를 통해 오늘 먹은 사료량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먹이를 주려고 새벽에 축사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목표 사료량을 설정해두면 목표량 대비 얼마를 먹었는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체별로 섭취한 사료량을 파악할 수 있는 건 소의 목에 걸려 있는 센서 덕분이다. 각각의 센서에는 고유번호가 입력돼 있다. 회사원들의 사원증 같은 개념이다. 소들이 자동급이기 안에 들어가면 기계가 센서의 고유번호를 식별해 미리 설정된 사료량을 공급해준다. 신 대표는 살이 찐 소에게는 사료를 적게 주고, 도태시킬 암소에게는 평소의 4배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개체별 공급량을 설정해놓는다.

신 대표는 처음 자동급이기를 도입할 때 소가 먹이를 못 찾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운영해보니 100마리 중 95마리가 하루 만에 급이기에 적응했다. 5% 정도는 줄로 끌어주거나 사료를 따로 줘야 했지만, 무리 생활을 하는 한우의 특성상 급이기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범당골 한우랜드에서는 걸음마를 막 뗀 송아지도 로봇포유기를 통해 우유를 먹는다. 면역력이 약한 송아지를 깨끗한 환경에서 분리사육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송아지 설사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밀크파우더와 물을 혼합해 인공포유를 하니 조기 이유도 가능해졌다.

이밖에 신 대표는 앱을 통해 축사의 온습도를 측정하고 환경관리에 도움을 주는 송풍팬 제어장치와 전자저울을 이용해 남은 사료량을 알려주는 사료빈관리기 등에서 보낸 정보도 확인한다.

범당골 한우랜드가 이같은 첨단기술을 축사에 모두 접목할 수 있었던 건 2016년 농촌진흥청이 선정한 한우 스마트축사 모델농장으로 지정된 덕분이다. 150마리 사육 기준으로 약 1억원이 투입됐다.

이동현 농진청 축산환경과 연구사는 “스마트축사에 관심 있는 한우농가는 모델농장을 직접 견학해본 뒤 본인에게 필요한 ICT 장비들만 선택적으로 도입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축사가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아니다. 인공수정이나 임신 감정, 정액번호 입력 등 번식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신 대표는 “아직 한우는 체온이나 체중 등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없고, 번식과 관련된 내용을 농장주가 일일이 입력·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질병·발정 여부 등 한우의 생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결합하면 노동력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실=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