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연구결과에 낙농가 싸늘 “현실과 동떨어져”

입력 : 2018-07-13 00:00 수정 : 2018-07-14 00:37
농촌진흥청이 최근 내놓은 젖소 착유기 운동과 방목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에 대해 “농가 현실과 동떨어진 원론적인 연구”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착유소 방목 모습.

농진청, 젖소 걷기 운동시키면 ‘멜라토닌’ 많은 우유 생산 주장

농가 “국내 목장 여건에선 실천 쉽지 않아” 꼬집어 현장 도움되는 연구 진행해야
 


농촌진흥청이 최근 내놓은 젖소 사양기술에 대한 실현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내용이 원론적인 수준인 데다 국내 낙농가의 여건과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비난에 직면한 대표적인 사례가 11일 발표된 ‘꿀잠 자게 해주는 우유’ 생산기술이다. 농진청은 젖 짜는 시기(착유기)에 걷기 운동을 시키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우유 생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은 젖소 활동량 조절을 통해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기 위해 착유 소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축사 안에서만 사육하고 다른 집단은 하루 1㎞씩 걷게 하는 연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6주간의 실험 결과, 걷기 활동을 진행한 젖소가 생산한 우유의 멜라토닌 함량이 축사 안에서만 사육한 소의 것보다 5.4% 더 높았다고 소개했다. 소의 혈중 멜라토닌 함량도 걷기 활동을 한 소가 축사 안에서 키운 소보다 7.6% 높았다고 덧붙였다.

사료로 섭취한 에너지와 체중 증가·유지, 임신, 우유 생산에 쓴 에너지의 균형을 의미하는 에너지 균형 역시 걷기 운동을 하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유 생산량은 줄어들 수 있으나 걷는 활동은 젖소의 건강과 우유 내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유용한 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의 목장규모나 여건 등으로 미뤄볼 때 착유기의 소를 하루 1㎞씩 걷게 하는 조치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냐는 낙농가의 지적이 나온다. 다시 말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의미다.

전북 군산의 한 낙농가는 “걷기 운동이 소에게 좋다는 것은 굳이 연구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우유를 생산하고 싶어도 매일 1㎞씩 걷게 만드는 관리가 어려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농진청이 이보다 앞서 내놓은 착유기 방목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도 비슷한 비판을 받았다. 착유기에 소를 방목하면 우유 생산량은 다소 줄어들지만 사료비 절감효과가 커 한마리당 수익이 15만원 이상 높아진다는 내용이었다. 농진청은 당시에도 “산지 초지를 활용해 젖소를 방목하면 친환경인증으로 기존 축산물과 차별화가 가능하고, 체험·관광을 연계하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도 있어 경제성이 뛰어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방목을 위한 대규모 초지를 구하기 어렵고, 초지 임대료 등을 고려하면 결코 착유기의 방목이 경제적일 수 없다는 반박이 쏟아졌다. 해당 연구 결과는 토지 임대료를 포함한 초지 조성비 등을 계산한 게 아니라 전남지역의 풀 유통가격(청초 115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였다.

낙농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방목을 하는 농가가 많지도 않고, 넓은 초지를 조성할 수 있는 지형도 드문 데다 임대료문제까지 고려하면 이같은 연구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많은 농가가 실제로 시도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가 아쉽다”고 꼬집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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