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강세 틈탄 외국산 공습…올 수입량 역대 최고치 찍나

입력 : 2018-07-13 00:00

6월까지 19만여t…올 수입량 40만t 넘을 전망

소비자 거부감 옅어진 데다 저렴한 가격 무기로 시장 공략

미국·호주산 순 수입량 많아

한우 경쟁력 서둘러 높이고 소비기반 확충에 힘써야 육우시장 활성화 목소리도
 


올 상반기 외국산 쇠고기(이하 외국산)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우값 강세를 틈타 상대적으로 값싼 외국산이 빠르게 국내 쇠고기 수요를 채운 결과다. 지금 추세라면 연말까지 40만t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우업계의 대응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 지난해 동기 대비 17% 증가=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 6월까지 외국산 수입량은 19만1102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17% 이상(2만7894t)이나 늘어난 양이다. 특히 그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 상반기 수입량(16만3411t)도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미국산이 10만1182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주산 7만5040t, 뉴질랜드산 1만332t, 멕시코산 2005t, 캐나다산 1630t, 우루과이산 696t, 칠레산 217t 순이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년(36만여t)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처음으로 40만t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하반기 수입량이 상반기보다 10~20%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2017년 하반기 수입량은 19만8120t·18만1063t으로 상반기보다 각각 21%·11% 많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엔 추석 대목과 연말연시 수요가 있다보니 (수입량이) 상반기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에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적어도 상반기 수준의 물량은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경쟁력 내세워 공략=이처럼 외국산 수입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가격요인이 우선 거론된다. 한우와 견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내 쇠고기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9일 한우 1등급 갈비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5120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1.2%가량 떨어졌다. 그럼에도 호주산 냉장갈비(1981원)보다 2.6배, 미국산 냉동갈비(2422원)보다 2.1배 높은 수준이다.

가정주부 한모씨(48·서울 성북구)는 “한우를 사 먹고싶지만, 서민에게 지금의 한우값은 너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가격 때문에 한우 대신 외국산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인식변화 역시 외국산의 수입량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병규 농협미래경영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외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 사태로 국내시장에서 퇴출 위기까지 내몰렸던 미국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7년만 해도 수입 쇠고기시장에서 미국산의 점유율은 6.4%에 그쳤으나 2010년 32.5%, 지난해 48.9%에 이어 올 상반기엔 53%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높아졌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직원은 “마감 시한을 앞두고 여분의 정육 품목들을 할인판매하는데, 외국산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잘 팔린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점차 고정 수요층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우산업, 소비기반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 시급=문제는 갈수록 외국산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한우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한·미,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기준 관세율 40%가 15년에 걸쳐 균등 철폐됨에 따라 한우고기값에 견줘 외국산의 가격경쟁력은 앞으로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산의 관세율은 21.3%, 호주산은 29.3%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산 비중이 커지면서 한우시장이 지금보다 더 위축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외국산에 대한 한우고기의 가격 견제기능 약화를 꼽았다.

그동안 외국산 수입량은 한우값의 영향을 받아왔는데 한우값이 약세면 수입량은 줄고 반대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우와 별개로 외국산이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하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오르게 돼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지금은 상대적으로 싼 외국산도 나중에 비싼 값을 지불하고 먹게 되는 때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생산자단체·한우농가가 머리를 맞대고 한우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소비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생산비 절감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한우와 외국산의 가격차이를 좁혀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일본처럼 화우와 별도로 대중육인 육우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강 부연구위원은 “생산기반 확충과 가격안정화 제도 도입 등 다각적인 지원으로 육우시장을 활성화해 외국산을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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