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업체 40% 돼지 탕박등급제 도입…정착까지 시간 걸릴듯

입력 : 2018-07-09 00:00
대한한돈협회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돼지 도체 등급별 정산(탕박등급제) 전면 확대 시행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지 100일을 앞에 두고 있다. 그 사이 탕박등급제를 도입한 업체는 늘었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판정사가 돼지 도체 등급을 평가하는 모습.

‘돼지 탕박등급제 전면 확대 시행을 위한 공동선언문’ 발표 100일 

참여 업체수 1월보다 2배 늘어

돼지고기 지육 1㎏당 경락값 등급간 차이 3~6% 불과 “큰 동기부여 안 된다” 의견도

농가, 도축비 부담 불만 토로 “육가공업체와 합리적 분담을”
 



7월10일은 대한한돈협회와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돼지 도체 등급별 정산(탕박등급제) 전면 확대 시행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4월2일 당시 공동선언문 발표에는 두 협회뿐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경제지주·축산물품질평가원·한국축산물처리협회·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관련 기관·단체들도 함께 서명해 탕박등급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탕박등급제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참여 업체수 늘어…품질향상 사례도=그동안 탕박등급제에 동참한 업체수는 제법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탕박등급제를 도입한 곳은 전체 업체의 약 40% 수준이다. 한돈협회가 1월 등급정산 업체가 20%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던 것에 비하면 어느덧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탕박등급제를 도입한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높은 등급의 출현율이 올랐다고 판단한다. 등급정산을 실시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농가는 절식으로 사료값을 절감하고, 업체는 우수한 돼지고기 생산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탕박등급제 시행 이전 69% 수준이었던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2%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발표한 5월 등급별 출현율에서도 이런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돼지도체 1등급 이상 출현율은 평균 64.6%로, 전월 대비 1%가량 올랐다.



◆도입 장벽 여전…등급 조정 필요성도=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탕박등급제 도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농가 입장에서 보면 등급별 지육가격에 별반 차이가 없어 큰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로 5월 돼지고기 등급별 지육 1㎏당 경락값을 살펴보면 1+등급 5080원, 1등급 4930원, 2등급 4611원으로 등급간 차이가 3~6%에 불과했다.

반면 한우의 경우 1++등급 2만2113원, 1+등급 2만389원, 1등급 1만8164원 등으로 격차가 컸다. 2~3등급까지 포함하면 등급간 차이가 7~20% 수준으로 돼지고기보다 월등하게 크다.

돼지고기의 등급간 가격 차가 작은 이유는 소비단계에서 등급에 대한 인식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육류유통수출협회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높은 등급에 대해 지갑을 열 의사가 없다면 육가공업체 입장에서는 등급간 가격 차를 크게 둘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끌어올리려면 등급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최승철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른 등급제를 확립해야 등급정산이 정착되고 소비자·생산자·육가공업체 모두에게 합리적인 한돈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축비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탕박등급제가 적용되면서 가공업체가 아닌 농가가 도축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늘자 생산자들 사이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출하·도축 등의 과정이 기존과 동일한데, 정산 방식이 바뀌었다고 육가공업체가 도축비를 생산자에게 미루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농가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충남의 한 양돈농민은 “거래 대상이 생체에서 지육으로 바뀐 만큼 기존처럼 육가공업체에서 전부를 부담하진 않더라도 농가와 적정 수준에서 분담해야 등급제가 무난히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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