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돼지 정육률 감소…육가공업체 외면하면 결국 농가 손해

입력 : 2018-05-28 00:00 수정 : 2018-05-29 00:03
농협 부천축산물공판장에서 중도매인들이 경매에 상장된 한우 부분육을 살펴보고 있다.

지방 늘고 고기량은 줄어 육량등급인 C등급 출현율 2012년 18%→2017년 31%

업계 “비싼 국내산 대신 값싼 외국산 취급할 수도” 부산물 도매상인도 불만

전문가, 사료 과다 급여 원인 “축산업계, 사양관리 신경을”
 


한우와 돼지값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기 품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육가공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상위 등급이라 하더라도 실제 가공해보면 정작 판매할 수 있는 고기량이 적어 업체의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대로 가면 육가공업체가 국내산 대신 저렴하면서 고기량도 일정한 외국산에 눈을 돌리지 않겠느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몇년 새 한우의 정육률이 떨어졌다고 하소연하는 육가공업체가 많다. 정육률이란 도체중 대비 정육생산비율로, 쉽게 말해 고기 비중을 뜻한다.

육가공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이 4년 전보다 20%가량 증가한 것 같다”며 “심하면 지방이 10㎏을 넘기는 소도 나온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부산물 도매상인들 역시 마찬가지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도매상인은 “공판장에서 떼어다가 식당에 공급하는데, 몇년 전부터 ‘품질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기 시작했다”면서 “지방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곱창이 얇아져 먹을 게 없어졌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

육가공업체들의 이같은 불만은 육량등급 출현율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되고 있다. 최하위 육량등급인 C등급 출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서다.

육량등급은 A·B·C 등 3등급으로 나뉘는데, C등급으로 갈수록 지방량이 많다는 뜻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등급판정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2년 18.1%이던 C등급 출현율은 2017년 31.4%까지 늘었다. 5년 새 두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는 농가가 빠른 증체를 위해 배합사료를 과다 급여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한우 비육 후기 때 초음파 촬영을 통해 등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판단이 서면 고열량의 사료를 적정량 이상으로 주는 탓에 지방함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돼지도 마찬가지다. 피하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고 떡지방이 많은 돼지가 증가했다는 불만이 육가공업계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떡지방은 넓은 단면에 걸쳐 덩어리처럼 뭉쳐 있는 지방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의 발생원인을 사육단계별 사료급여에서 찾고 있다. 육가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농가가 출하 전 다량의 배합사료를 한꺼번에 급여하는 ‘막판 체중 늘리기’를 해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국내산 한우·돼지고기 시장을 외국산에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다. 육가공업체로서는 국내산과 견줘 고기량이 일정하고 품질이 균일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외국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 육가공 전문가는 “지방을 떼고 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 어떤 육가공업체가 비싼 값에 국내산만을 고집하겠느냐”면서 “이들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면 국내산 대신 외국산을 취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국장은 “육가공업체는 국내산 축산물 소비기반의 한 축”이라며 “이들이 무너지면 곧바로 국내산의 큰 시장을 잃어버리는 만큼 국내 축산업계가 품질 향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농가도 지방함량을 줄이고 정육량을 늘릴 수 있도록 사양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육류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방함량이 너무 높은 고기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도 맞지 않는 만큼 무리하게 비육하지 말고 적정한 사양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슬기·김다정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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