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형 농장, 암모니아 농도 감축·임신돈 스톨 사육 제한 쟁점

입력 : 2018-05-02 00:00 수정 : 2018-05-08 13:34
정부가 우리나라 전체 축산농가를 ‘동물복지형’으로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세부 기준을 한국형 농장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축산업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국내 산란계농장의 모습.

농식품부, 동물복지형 농장 도입…세부 기준 논란

하반기부터 기준 못 미치면 신규 농장 설립 불가능 기존 농가도 내년부터 일부 적용

축산업계 입장은 암모니아 ·사육밀도 기준 등 현실에 맞도록 개선 필요

스톨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동물복지형 농장의 도입문제가 하반기 축산업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계획대로라면 당장 하반기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신규 농장 설립 자체가 어려워서다. 또 2025년까지 정부 기준에 맞춰야 하는 기존 축산농가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암모니아 농도 감축=축종에 관계없이 모든 축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암모니아 농도 규정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농식품부가 1월23일 국무총리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동물복지형 사육기준(안)을 보면 축사 내 암모니아 농도는 내년부터 25ppm, 2025년부터 20ppm 이내로 제한된다. 지금까지는 이런 규정이 따로 없었다.

이에 대해 양돈농가들은 정부안이 현실에 비해 너무 높은 기준이라고 지적한다. 양돈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양돈장의 평균 암모니아 농도는 38ppm으로 추정된다.

양돈컨설팅업체인 케이이피씨의 박종대 대표는 “우리나라 양돈장은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등 소모성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탓에 자주 환기를 시켜주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지금 시설로는 농가가 정부의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대한한돈협회는 최근 “양돈장의 현실을 감안해 암모니아 기준을 30ppm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양돈=임신돈의 고정틀(스톨) 사육 제한도 문제다. 농식품부는 신규 농가의 경우 내년부터 인공수정 후 4주 이내까지만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농가는 2025년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양돈업계는 스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스톨은 ‘감금틀’이나 ‘고정틀’이 아니라 ‘보호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욱 한별팜텍 수의사는 “임신돈에게 스톨 사육과 군사 사육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실험을 해보면 스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스톨은 무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싸움으로 서열을 정하는 돼지의 특성상 유·사산 등의 피해를 줄이려면 스톨 사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임신돈 사육밀도의 개선방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농가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현재 임신돈 한마리당 1.4㎡(0.42평)인 사육밀도 기준을 2.25㎡(0.68평)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병석 한돈협회 홍보부장은 “정부 안대로라면 대부분의 농가가 현재보다 어미돼지 마릿수의 40%가량을 줄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선진국처럼 마릿수에 따른 사육밀도를 규모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한마리당 평균면적은 10마리 돈방의 경우 2.14㎡로 넓은 편이지만, 20마리는 1.98㎡, 40마리 이상은 1.67㎡로 달리 적용하고 있다.



◆양계=산란계 역시 사육밀도 기준이 강화됐다. 밀식·감금 사육이 가축질병에 취약하고 살충제 과다 사용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적되면서다. 한마리당 0.005㎡(0.015평)이던 기존의 최소 사육면적 기준이 올 7월부터 유럽연합(EU)과 같은 0.075㎡(0.022평)로 상향 조정됐다. 따라서 하반기부터 새로 진입하는 농가는 상향된 사육밀도를 적용해야만 축산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기존 농가도 2025년까지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에 대해 산란업계는 사육면적을 넓힌다고 해서 질병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동물복지 산란계농장을 운영하는 김로운씨(35·충북 충주)는 “유럽에서도 닭진드기와 조류인플루엔자(AI)는 끊이지 않는다”면서 “방역만 놓고보면 사육방식이나 면적보다 농장주의 철저한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가축의 건강·복지와 관련된 기준들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축사 조명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낮시간 축사의 조명도는 산란계의 경우 10럭스(lux), 육계는 20럭스다.

경기지역의 한 산란계농가는 “여러가지 환경 여건에 따라 계사 안의 조명도가 달라지는 게 산란계의 건강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정·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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