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장 재개장 언제하나?…출구 없는 한우농가 시름

입력 : 2018-04-16 00:00
전국 86개 가축시장 폐쇄기간이 9일에서 23일까지로 연장돼 한우농가들이 한달가량 송아지를 팔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 농가들은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해 폐쇄기간이 더 연장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사진은 출입금지 표식이 둘러쳐진 경기 파주연천축협 가축시장. 파주=이희철 기자

농식품부, 23일까지 폐쇄

구제역 확산 차단 위해 휴장 한달 이상 연장돼

농가, 사료대금 연체 비롯 왕겨 등 추가 비용도 들어

재개장 땐 송아지 매물 몰려 마리당 약 50만원 하락 우려
 


송아지나 번식용 암소를 거래하려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3월27일부터 이달 9일까지였던 전국 가축시장 잠정 폐쇄기간이 23일까지로 연장돼서다. 11일 경기 김포 돼지농장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음성판정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자칫 우시장 폐쇄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한우농가들의 불안감이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가축시장 폐쇄 한달…농가, 자금운용에 차질=매월 8일과 23일 문을 여는 경기 양평축협 가축시장은 폐쇄기간이 연장되면서 5월8일까지 한달 이상 휴장하게 됐다. 3월23일 열렸을 때만 해도 번식열기로 시장이 활기찼다. 당시 경매 최고값이 암소 652만원, 암송아지 370만원, 수송아지 447만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다음 가축시장이 열릴 예정이었던 이달 8일 높은 가격에 송아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농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23일 서는 장마저 폐쇄된다는 소식에 울상을 짓고 있다.

300여마리의 번식우와 비육우를 키우는 박재덕씨(53·양동면)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애초 8일 가축시장에 내놓으려던 송아지 7마리를 여태껏 팔지 못해 자금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8일 송아지를 팔아 정산하려던 사료대금을 내지 못하고 연체하게 돼 이제 이자까지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박씨는 “송아지를 팔아야 사료대금도 갚고 먹고살 수 있는데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당장 자금을 마련할 길은 없는데 팔지 못한 송아지들에 먹일 사료는 물론 왕겨·물 등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됐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당초 6월 이후 비육우를 출하하기에 앞서 3~4월 송아지 판매대금으로 농장의 운영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는 농가들이 문전거래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희승 양평축협 과장은 “가축시장 폐쇄기간이 길어지면 송아지를 팔지 못한 농가들이 당장 융통할 돈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급한 마음에 30만~50만원 낮은 가격에라도 중간상인에게 송아지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개장 후 송아지값 떨어질라 ‘근심’=가축시장이 재개장한 뒤 송아지 가격이 크게 하락할까 봐 걱정하는 농가들도 있다. 경남 거창축협 가축시장은 매달 6·16·26일 개장한다. 3월26일 시장이 선 후로 한달 정도 장이 폐쇄된 셈이다.

한우 40여마리를 키우는 이은주씨(50·신원면)도 이번 가축시장 폐쇄기간 연장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농가다.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송아지값도 하락하게 생겨서다.

이씨는 “본래 6일에 송아지 한마리를 팔아 사료값과 생활비 등을 충당하려고 했다”면서 “이달 26일이 되면 송아지가 9개월령을 넘어가게 돼 값이 많이 떨어진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거창군은 8개월령 송아지까지 마리당 10만원씩 거세장려금을 지급한다. 그래서 이곳은 8개월령 이전 송아지 위주로 거래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시장이 폐쇄된 동안 처분하지 못했던 송아지를 농가들이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으면 가격이 떨어질 개연성도 크다. 가축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송아지 출하마릿수가 2배가량 늘어날 경우 마리당 30만~40만원, 많게는 40만~50만원 가격이 내려간다.

매월 2일과 22일 장이 설 때마다 200~300마리가량 송아지가 나오는 전북 정읍가축시장도 이 점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달이나 휴장하게 되면서 송아지가 이미 500마리 이상 적체됐기 때문이다. 

정읍가축시장을 담당하는 김정훈 순정축협 계장은 “5월2일 장이 서더라도 최대 수용할 수 있는 송아지는 400마리”라며 “임시개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잠정 폐쇄기간이 또 연장될지도 모르기에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상황을 고려해 가축시장 재개장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도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 조기 개장은 어렵다”면서도 “추후 구제역 발생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개장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들의 어려운 점은 알지만, 적절한 사양관리와 함께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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