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양돈장 96곳 악취관리지역 지정…양돈업계 비상

입력 : 2018-01-10 00:00

1년 내 저감시설 설치 못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불가피

전국 지자체로 확산 가능성 높아 양돈산업 기반 유지에 악영향

한돈협 “대응방안 모색할 것”



제주도가 최근 양돈장 96곳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기로 하면서 양돈업계에 파문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2017년 악취 배출 실태조사를 했던 101곳 양돈장 가운데 기준을 초과한 96곳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6년 충남 아산시가 양돈장 1곳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지정은 처음이다.

96곳은 도 전체 양돈장 296곳의 32%인데, 면적으론 89만6292㎡(27만여평)이다. 이들 양돈장의 악취 농도는 기준치보다 최고 300배, 양돈장 인근 지역은 최고 100배를 각각 초과했다.

도는 이달 말까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악취관리지역 지정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악취관리지역 양돈장은 자체적으로 악취저감 계획을 수립, 지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저감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시설개선명령과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악취관리법에 따르면 1년 이상 악취로 인한 민원이 지속되고 배출 기준을 3회 이상 초과한 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김양보 도 환경보전국장은 “악취관리지역 지정으로 그동안 제기된 양돈장의 악취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제주도의 사례가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돼 양돈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검토만 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제주도의 사례는 지자체가 어떻게 하면 양돈장을 폐쇄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자체들이 양돈장을 폐쇄해 달라는 민원을 받아들여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양돈산업의 기반 유지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 용인시가 최근 양돈 밀집지역인 포곡·모현읍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진현 대한한돈협회 정책기획부장은 “현재 협회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악취관리지역 지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악취저감 기술 개발과 양돈장 냄새를 저감하려는 양돈농가의 자구노력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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