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휴지기제 확대 부작용…계열화업체, 농장 확보 ‘비상’

입력 : 2017-12-06 00:00
국내의 한 오리농장에서 방역관계자가 AI 검사를 위해 오리 분변을 채취하고 있다.

농식품부, 휴지기제 대상 확대 참여농가 두배로 늘어 전체 오리농가의 25% 달해

계열화업체, 농장 쟁탈전 치열 사육수수료에 웃돈 주며

농장 소독·청소기간 단축 요청 “사육환경 악화…AI에 취약”
 


오리 휴지기제를 확대한 방역당국의 의도와 달리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월19일 전북 고창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12월부터 오리 휴지기제를 확대했다. ‘최근 3년간 AI 2회 이상 발생농가와 그 인근 500m 이내 농가’로 한정했던 휴지기제 참여 대상을 1일부터 ‘최근 3년간 AI 1회 이상 발생농가와 그 인근 500m 이내 농가, 철새도래지 3㎞ 이내 농가’로 넓혔다.

이에 따라 휴지기제 참여농가는 11월부터 시작한 89농가에 91농가가 추가돼 180농가로 늘어났다. 전체 오리농가의 25% 정도다. 새로 참여한 91농가의 사육중단 기간(4개월), 마리당 보상금(510원)은 기존 농가들과 차이가 없다.

이처럼 휴지기제 참여농가가 늘어나면서 계열화업체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소속농가 상당수가 휴지기제에 참여한 일부 업체들이 농장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타지역에 있는 다른 업체 소속농가를 빼오려고 웃돈을 주며 농장 쟁탈전을 벌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오리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농가들에게 주던 기존 사육수수료보다 마리당 100원씩을 더 얹어주고, 방역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지원해주자 농가들이 소속업체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화업체들이 농장 확보에 목을 매는 이유는 오리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오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오리값(생체 3㎏ 기준)은 8000원이다. 이는 복수의 계열화업체 관계자들이 밝힌 생산비 5500원보다 2500원 높은 값이다.

전문가들은 AI를 더 철저히 막겠다고 실시한 휴지기제 확대가 자칫 AI 방역에 구멍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장 큰 문제는 오리 사육환경이 나빠진다는 점이다. 오리를 입식할 농장이 부족하다보니 계열화업체들이 농가들에게 기존에 사육하던 것보다 더 많은 오리를 입식하라고 요구하거나 오리를 출하한 뒤 갖는 농장 정비기간의 단축을 종용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1만마리 사육하던 곳에 1만2000마리를 사육해달라고 하거나 소독과 바닥청소에 소요되는 20일 정도의 정비기간을 단축해달라고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비기간이 짧아지면 오리 사육과정에서 축축하게 젖은 농장 바닥을 제대로 말리지 못한 채 오리를 입식하게 된다. 열악한 상태의 농장에 더 많은 오리가 들어가면 AI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 지역에서 발생한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일부 계열화업체가 타지역의 농장들을 여럿 섭외한 상태이다 보니 부화장에서 생산된 새끼오리를 전국 각지의 농장에서 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새끼오리가 AI에 걸렸다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부화장에서 농장으로 입식되는 새끼오리에 대해서는 AI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손영호 반석가금진료연구소장은 “오리를 밀집사육하거나 바닥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식하면 사육환경은 이전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계열화업체 소속농장의 사육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 관계자는 “휴지기제로 농장의 사육환경이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더 세밀하게 농장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정균 기자 justiceve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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