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축사 적법화 해법은]6개월밖에 안 남았다…“유예기간 연장해야”

입력 : 2017-09-18 00:00 수정 : 2017-09-19 09:14
1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무허가축사 적법화 가능한가?’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경기 남양주시 축산농민들이 그린벨트축사 양성화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무조건적 기간 유예보다 법 취지 살려 선별적 적용을

지자체마다 규정 달리 해석 정부의 통일된 유권해석 필요

그린벨트·상수원보호구역 등 입지제한구역 대책 요구도
 


국내 축산업의 최대 현안인 ‘무허가축사 적법화’ 유예기간 만료일(2018년 3월24일)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적법화율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법에 맞게 개선했거나 개선 중인 농가는 전체(4만77가구)의 39.2%인 1만5712가구로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적법화 대상농가 절반 이상이 축산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처지다. 복잡한 행정절차 등으로 적법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홍성·예산)과 축산관련단체협의회(축단협),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14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 가능한가?’란 주제의 토론회를 열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 유예기간 연장 시급…선별적인 유예 필요도=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나온 주장은 유예기간 연장이다. 이병규 축단협 회장은 “정부의 대책 마련이 지연되면서 농가가 (적법화를) 추진하는 데 실질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며 유예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정부는 2013년 2월 ‘무허가축사 개선대책’을 발표했지만 2년9개월 뒤인 2015년 11월에서야 세부 실시요령을 내놨다. 게다가 불법 축사의 이행강제금을 경감해주는 건축법 시행령도 2016년 2월에서야 개정됐다. 결국 정부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 개정안’을 2015년 3월부터 3년의 유예기간을 둬 시행하기로 했지만 정작 농가에 주어진 시간은 2년에 불과했던 셈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과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칠곡·성주·고령)이 12일 유예기한을 각각 3년, 2년 연장하는 ‘가축분뇨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유예기간을 연장하되, 법 취지를 살려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발제자인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는 “답이 없는 무조건적인 유예는 해결책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업 전환이 어려운 고령농가는 사망 내지 자발적인 폐업 때까지 한시적으로 미루고 (적법화의) 예외 적용을 받는 영세농가의 범위를 확대해 불법자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현수 환경부 유역총량과장은 “적법화한 농가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남영우 국토부 건축정책과장도 “건축법은 모든 건물에 적용되는 만큼 축사의 예외 적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 중앙정부의 통일된 유권해석 필요=적법화에 대한 중앙정부의 통일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토론자인 서상교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농식품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적법화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의 공문만으론 인허가권자인 시·군의 환경·건축 관련부서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상당수 지자체가 법령을 본래 취지와 달리 유권해석해 적법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서 국장은 “국토부와 환경부가 사례별 질의 응답식으로 (지자체에) 공문을 시행하거나, 농식품부가 환경부·국토부의 공문을 대신 받아서 지자체로 내려보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형률 축산환경관리원 사무국장 역시 지정토론에서 “지자체마다 관련 규정을 다르게 적용하거나 쟁점이 있는 사항을 중앙정부가 정리해 한꺼번에 공문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입지제한구역 적법화 대책 마련 절실=입지제한지역의 구제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 현재 입지제한지역의 축산농가는 적법화 절차를 밟을 수조차 없다. 사실상 구제방안이 없다는 얘기다.

토론자인 이덕우 경기 남양주축협 조합장은 “남양주시는 전체 면적의 53% 이상이 그린벨트지역이고, 축산농가의 85%가 그린벨트지역 내에 있어 법과 규제기준이 완화되지 않는 한 ‘폐업’이라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처지”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남영우 과장은 “관련부처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 축산농가도 적법화 적극 참여해야=축산농가 역시 적극적으로 적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전 사무국장은 “농가들이 적법화 기한 연장을 기대하거나 내년 초에 임박해 적법화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무허가 미신고 배출시설 및 처리시설에 대한 형사고발 사항은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낙농 착유세척수 처리대책 마련 ▲가축사육제한 특례조항 개정 ▲주민동의서 요구 금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태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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